[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궐선거 당시 시민단체와 이행을 협약한 정책에서 절반에 가까운 43.5%를 완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조직한 '서울왓치'는 12일 오전 11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의 정책협약 이행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경실련은 서울시 개혁과제를 각 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정책협약 요청 공문서를 발송한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이 17개의 정책협약 중 14개 정책을 동의했다.
서울왓치가 오 시장이 동의한 14개 정책중 하위 세부과제 39개의 이행률을 분석한 결과, 절반을 넘는 17개(43.5%)과제를 이행하지 않았다. 부분이행은 16개(41%), 완전이행 3개(7.7%), 후퇴이행 2개(5.1%), 판단불가 1개(2.6%) 순이다.
판단 기준은 협약이행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논의 중인 경우, 미이행으로 봤다. 또 집행부 내 절차를 거쳐 조례발의, 공포, 예산확보 등의 경우나 협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진행 계획이 수립돼 있는 경우는 부분이행으로 판단했다. 협약의 내용과 반대로 이행된 경우나 부분적으로 이행했지만 나머지 이행계획이 없을 경우는 후퇴로 집계됐다.
이들은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원에 대한 면밀한 피해 집계와 중장기화 대비 지원 예산확보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분류했다. 특히 서울 소상공인 지킴 예산이 5000억원이 책정됐지만 실제 집행액은 약 264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면밀한 사업장 집계를 통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않은 결과로 판단했다.
또 △여성장애인 채용시 한시적 지원금 지원 △지자체 발주 공공사업에 대해 40% 이상 지역건설노동자 의무고용 조례 제정 △하도급지킴이 전면 사용계획 철회 및 대금e바로 시스템 보완으로 체불문제 해결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의 시민참여를 이끄는 주체 형성과 지원 등도 미이행으로 결정했다.
미이행 분류가 가장 많은 의제는 시민사회 활성화 기반 구축과 실현으로 조사됐다. 조민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시민사회활성화 기반 구축 및 실현의 주요 공약인 시민사회활성화 기본계획 권역별NPO지원센터 설립이 추진실적이 없고 기본계획은 초안이 마련돼 있음에도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보고 등 후속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권역별NPO(민간비영리단체)지원센터도 기존에 설립돼 있는 곳의 지속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완전이행된 의제는 △지방공기업 시장 인사청문회 도입 △공공아파트 원가자료 은폐의혹 조사 및 관련자 처벌 △동북권 서울의료원의 응급의료 기능강화 등 3건이다.
채연하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지방선거에서 정책협약은 공약과도 같은 효력을 갖는 유권자와의 약속"이라며 "후보자들은 실현가능한 지역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을 평가해야 정치적 당파나 인물이 아닌 '정책'을 보고 판단하는 정책선거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단체와 협약한 정책중 43.5%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12일 나왔다. 사진은 '서울왓치'가 오 시장의 정책협약 이행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실련)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