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를 유지한 채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김안과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은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갑자기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데, 안압은 혈압과 마찬가지로 항상 일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 특히 잘못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은 안압 상승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 근시 등을 유발해 눈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신경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일반적인 녹내장은 원발개방각녹내장 혹은 정상안압녹내장이다. 이와 달리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물(방수)가 지나가는 길인 전방각이 좁아지거나 폐쇄돼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잘못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눈의 구조가 좁은 사람이 어두운 곳에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근거리 조절을 통해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동공이 중간 정도로 커진 상태로 유지돼 동공차단이라는 폐쇄각녹내장을 유발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눈 안의 방수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데, 장시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배출되지 못한 방수가 안압 상승을 유발해 급격한 시신경손상을 유발하는 급성 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하면 안압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두통,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각막부종에 따른 시력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집중 치료를 받으면 시력이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있어 정확한 진단 및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어두운 공간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지속적으로 보게 되면 잘 보기 위해 눈 깜빡임 횟수가 줄고 눈이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 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면 눈의 피로도가 증가해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려 보이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화면의 빛이 동공으로 들어와 망막에 자극을 주어 눈부심과 빛 번짐을 일으키고 야간 근시가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려면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 시 주변을 밝게 하고 엎드린 자세보다는 바르게 앉거나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자세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어두운 곳에서 20분 이상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야 하며 이상증세가 있으면 빨리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영철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은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지만 빠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라며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통해 안압 상승을 예방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안과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