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면역조절제'도 있다

염증 유발물질 사이토카인 억제해 폐렴 악화 방지
국내 3개 업체, 경구용 면역조절제 임상 승인 획득
승인시 데이터 확보 관건…오미크론 중증화율 변수

입력 : 2022-05-17 오후 4:57:34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기업들이 또 다른 형태의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관건으로는 충분한 데이터 확보와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중증화율이 꼽힌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먹는 형태의 경구용 면역조절제 임상은 △진원생명과학(011000)아미코젠(092040)파마 △비엘(142760)(옛 바이오리더스) 등 3건이다.
 
경구용 제제는 근육이나 정맥에 주사하는 대신 입으로 복용하는 제제다. 코로나19 치료제 중에서는 항바이러스제와 면역조절제가 경구용 제제로 개발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약사가 취재진에게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항바이러스제는 코로나19 감염 초기 체내 바이러스 증식과 복제를 막는 역할을 한다. 화이자 '팍스로비드', MSD(머크) '라게브리오' 등 지금까지 승인된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 복용 시기가 증상 발현 이후 최대 5일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면역조절제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면역반응에 의한 폐렴 등의 증상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약이다.
 
코로나19에 걸리면 길게는 2주에 걸쳐 체내 침투한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바이러스 증식 시기를 지나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증상을 바로잡기 위해 몸 안의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였던 사이토카인 폭풍도 면역반응이 과하게 일어난 영향이다.
 
경구용 코로나19 면역조절제를 개발 중인 진원생명과학은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생성돼 나타날 수 있는 중증 폐렴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코로나19 면역조절제) 'GSL-1027'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항염증 반응에 의한 중증 폐렴으로 악화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면역조절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시 폐에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생성되는데 과면역반응으로 인해 사이토카인이 과다 생성될 경우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 불가 증상이 일어나 병원에 중증으로 입원하게 된다"라며 "GLS-1027은 염증 유발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시 복용해 중증 폐렴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라고 부연했다.
 
면역조절제가 긴급사용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경우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은 불가피하다. 알파, 델타 등 이전에 유행했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낮아 중증 폐렴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의 경우 처방 대상이 폭넓게 설정됐지만 활발하게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받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2세 이상 입원 환자가 대상인데,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쓰인 데이터가 적고 대상 환자 역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씩 약해지더라도 완전한 일상 회복까지 나아가려면 치료옵션은 확대돼야 한다"라며 "관건은 오미크론 유행이 이어졌을 때 의료진과 한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라고 평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는 "특히 오미크론은 병원성이 약하기 때문에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나빠져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미크론으로 입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좋아지기 때문에 (약을) 쓸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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