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T) 투자자들이 이들 암호화폐 개발자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하고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기로 했다.
루나·테라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권 CEO를 고소하고 그의 재산을 가압류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루나와 테라를 발행사인 테라 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씨의 고소 여부는 검토 중이다.
LKB는 현재 루나와 테라로 인한 재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모집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LKB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오픈 카톡방을 통해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을 모집하는 중”이라며 “회사 내부에도 피해자가 있다”고 밝혔다.
소송은 LKB의 자본시장법팀과 지적재산권팀 소속 변호사들이 나선다.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또 권 대표 등이 보유·은닉하고 있는 재산을 통해 투자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따진다.
LKB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많아 정리하는 데 시일이 소요되고 있지만 늦어도 다음 주에는 형사 고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온라인과 오픈카톡방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회원 수 1700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은 권씨와 신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페 운영자는 “다음 주 중 권씨와 신씨의 코인 사기 고발장이 서울 남부 지방 검찰청에 제출된다”며 “이들의 엄벌을 요청하는 진정서도 오는 27일까지 제출받는다”고 했다.
투자자들이 모인 오픈카톡방에서는 “소송 자료를 어떤 걸 준비해야 하냐”, “27일 빗썸 퇴출 전에 자료를 보관해야 하는데 방법이 있는지”, “소송 참여시 얼마나 구제받을 수 있을까?” 등의 글이 올라오며 향후 집단 소송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루나와 테라의 피해는 국내에서만 피해자 약 28만명, 추청 피해액 약 50조원에 이른다.
해외에서도 투자자들이 권 대표를 향한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루나와 테라가 한 때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 정도로 큰 규모인 만큼 투자자들도 전 세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테라폼랩스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이미 권도형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고, 미국 초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도 지난주 권 대표에 대한 고발과 경찰 조사를 요청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하고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