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국내·외에 통큰 투자를 약속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6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밝혔다. 앞서 미국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이 적은 친환경차가 대세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가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희소식으로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환될 경우 자동차 부품사들은 어려움에 처한다. 부품의 종류와 개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보통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3만개 수준이다. 반면 전기차는 2만개 정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내연기관 엔진을 만드는 부품회사들은 일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아직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이 아직 국산화가 안 된 상황이다. 실제 내연기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국산화율은 95%인데 반해 전기차는 68%, 수소차는 71%,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는 38%로 국산화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자동차 엔진 부품사 500여곳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기도 했다. 전체 엔진 부품사 1600여개 가운데 3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개선과 고객 서비스 향상 분야에도 38조원을 쏟아붓는다.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개선이 자동차 부품사에게 일감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번 국내 투자로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와 국내 신성장산업 동력 확보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도 현대차·
기아(000270) 전체 판매 가운데 여전히 80% 정도를 내연기관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차 제품의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현대모비스(012330)는 내연기관차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장비 및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한다. 이로써 생산과 판매 경쟁력의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기반 시설에 대한 보완 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부문 투자는 전동화 차량 대비 구매 부담이 적은 내연기관차를 원하는 고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연관 부품사들에도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미래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수익성 유지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에 대한 투자도 자동차 부품사에게는 호재로 다가올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투자가 국내에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질 수는 없지만, 관련 부품사가 해외로 같이 진출하면서 이에 따른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제조사의 투자는 1차, 2차, 3차 협력사까지 연속적인 투자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투자로 인한 부품사들은 호재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