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LPG도 친환경…탄소중립·수소 사회 가교 역할"

이필재 대한LPG협회장 "여타 선진국처럼 충전소·차량 유지 지원 필요"

입력 : 2022-05-29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LPG(액화석유가스)는 국가에너지 안보와 함께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달성 과정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친환경 연료입니다. 전기·수소차의 인프라가 확대되고 자동차 회사의 생산능력이 안정화 될 때까지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필재 대한LPG협회장은 2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LPG충전소가 감소한다면 정부의 전기·수소차 보급 목표 달성에도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인프라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LPG자동차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한LPG협회는 정부가 환경성·경제성·에너지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정책 전략을 펼치는데 LPG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당장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에 있어 최적의 인프라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LPG 충전소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기차 충전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공약한 장소이자, 그동안 정부가 수소 충전소로 활용해온 시설이다. 한국환경공단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수소 충전소가 108곳인데, 협회는 이 중에서 30여곳이 LPG 충전소를 부지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협회장은 "전국 2000여곳 LPG충전소는 저장 탱크의 용량에 따라 24m에서 39m까지 주변 시설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도록 규제한다"면서 "전기·수소 인프라 구축에 충분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관리책임자와 안전관리원을 두고 전문교육을 이수토록 하고 있어 안전관리자의 겸직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LP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on-site(현장공급방식)의 융합충전소 구축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29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필재 대한LPG협회장. (사진=대한LPG협회)
 
인프라뿐 아니라 LPG 본연의 장점도 거론됐다. 이 협회장은 "LPG차는 환경성, 경제성, 인프라를 고루 갖춘 친환경 차량"이라면서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확대로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해 수급이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유럽위원회(EC)는 연료 채굴부터 소비까지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수송용 연료별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나 경유차보다 20% 적다고 발표했다. 휘발유나 경유는 생산을 위한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LPG의 경우 생산량의 70%가 정제 과정 없이 가스전이나 유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유종별 환경피해비용을 살펴봐도 LPG가 246원으로 휘발유 601원, 경유 1126원보다 적다.
 
이 협회장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배출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LPG차가 내연기관 차량 중 환경성이 가장 우수하다"며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 차량의 93분의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LPG차 등록 대수는 지난 2010년 이후로 내리 줄어들고 있고, 차량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매년 50~70곳의 LPG충전소의 휴·폐업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때문에 한편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태하는 것으로 보이는 연료를 굳이 되살려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협회장은 "전기·수소차는 환경 개선 효과는 뛰어난 반면 값비싼 차량 가격, 충전 인프라 구축, 장시간의 충전 시간 등의 문제로 대중화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LPG차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연비에 대응해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비용 투자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배출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유럽 등 여러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LPG를 디젤을 대체할 친환경 대체연료로 장려하고 있고 보조금, 세금 감면, 차량 2부제 제외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프랑스는 LPG차를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제에서 1등급으로 분류해 배출가스저감지역(ZFE) 운행 제한 제외, 차량 2부제 제외,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 주차, 자동차보유세(TVS) 면제 및 부가세 환급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도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을 통해 LPG차를 에코 등급으로 분류해 구매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고농도 대기오염 발생 시 시행하는 차량2부에서 제외시키고 있고 주차규제구역(SER) 주차비 50%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정책 지원에 힘입어 피아트크라이슬러, 르노, 오펠 등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차종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어 수요가 증가 추세다. 유럽 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2.3% 감소한 와중에도 LPG 등 대체연료차 판매량은 48.6% 증가했다. 
 
이 협회장은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다양한 LPG모델을 출시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돼준다면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1일 오전 경기 과천 시내 한 LPG 충전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협회는 정부 등에 업계 이해관계를 대변할 뿐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2014년에는 르노코리아와 자동차 트렁크 공간 부족문제 해소 위해 도넛형 LPG탱크를 개발 해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또 2016년부터 현대차와 신형 LPG엔진 기술이 적용된 LPDi(직분사)트럭을 개발 중이고, 2024년 완료를 목표로 2ℓ급 LPG 풀하이브리드 엔진도 연구하고 있다. LPG하이브리드 엔진은 2025년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기준을 달성하면서도 동급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 성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차량뿐 아니라 선박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2020년에는 부산시 규제자유특구사업으로 '중소형선박 LPG추진시스템 상용화' 실증특례 사업이 선정됐다. LPG하이브리드선박 건조, 소형 선박용 LPG선외기 개조,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LPG벙커링 실증 사업을 12월까지 마무리한다.
 
해양수산부는 노후 소형선박의 친환경선박 전환방안으로 LPG선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터 150억원 규모의 ‘700마력급 LPG어선 실증 R&D 사업’을 추진해, 2025년 12월까지 LPG어선과 벙커링 방안을 실증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 협회장은 "2019년 3월 취임하자마자 일부 집단만 사용할 수 있던 LPG차 사용제한 규제가 폐지돼 시장 활성화에 노력해왔다"면서 "LPG하이브리드 엔진, 중대형 엔진 개발을 해왔고 수요 확대를 위해 선박, 건설기계, GHP(가스냉난방), 발전기 등 비도로부문 LPG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 수요에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서민 연료인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마련해왔다"면서 "택시업계와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해 다양한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LPG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여타 에너지원과 경쟁하기 위해 LPG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정부 및 관련 업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1960년생 이 협회장은 1986년 당시 환경청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환경부 출신이다. 2008년 3월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2012년 1월 한강유역환경청장, 2013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다 2019년 3월부터 대한LPG협회 협회장을 지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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