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국내 증시는 미국 고용과 한국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의 호조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매크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만큼 상승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경제지표가 전월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단기 예상 밴드는 2550에서 2670포인트로 예상된다. 미국 고용·한국 수출 등의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우려 불식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증시 압박 요소다.
5월 FOMC 의사록에서 6·7월 연속 '빅스텝(50bp)' 인상 의지가 재확인됐다. 대부분의 위원들이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내용이 확인된 만큼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
한국 5월 수출입동향은 다음 달 1일 발표된다. 수출 증가율은 EPS(주당순이익)증가율과 동행성이 높아 향후 한국 기업들의 실적모멘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수준의 수출 증가율만 나와준다면 코스피의 견조한 실적 전망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수출 호조 요인들이 코로나19 이후 회복이라는 단기적인 성격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수출 호조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내증시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로 일부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지표가 전월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증시가 박스권 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31일 중국의 5월 국가통계국 제조업·서비스업 PMI, 유럽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에서는 ISM 제조업 지수(6월 1일), 베이지북(6월2일), 고용보고서(6월3일) 등이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미국 등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로 국내증시는 전반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주면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지표들의 결과물이 경기둔화냐 침체냐를 볼 수 있는 힌트인데 지금은 경기 둔화까지는 인정을 하지만, 경기 침체의 징후가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실물경제 지표들이 기준선을 넘는 수준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주 국내증시는) 상승 반전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내증시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에서 ISM제조업, 베이지북, 고용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인데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다만 베이지북은 기업들의 비용 상승, 고용보고서는 높은 임금 상승 압력 지속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지표 호조가 주식시장에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현재 경제지표의 긍정적인 면보다 그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우려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며 "여타 경제지표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지표 발표를 기다리면서 변동성을 지속할 공산이 커 보인다"며 "하반기까지 놓고 볼 때 경기 외적으로 개별 산업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완화에 따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되는 자동차, 전장 분야와 신작 모멘텀이 기대되는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던 연준의 매파 성향에 대한 부담이 경감된 만큼 개별 종목 중심의 탄련적인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매크로 측면의 부담감은 상존하는 만큼 추세적인 지수의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