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검찰이 박정희 정부 시절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에 연루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이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는 대검찰청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등 조치'에 따라 긴급조치 1·4호 위반 혐의로 1974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A(73) 등 3명에 대해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전 그들이 받은 ‘기소유예’ 처분은 혐의는 인정되나 정상 참작으로 기소는 하지 않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정해 과거 잘못된 처분을 바로잡았다.
A씨 등 3명은 1974년 민청학련 관련 포섭 활동과 지명수배자의 도피를 지원하고, 관련 유인물 배포 등의 활동을 해 긴급조치 1호와 4호를 위반한 혐의로 비상보통군법회의에 체포·구금됐다. 긴급조치 1호는 '헌법을 부정·반대·왜곡하는 행위를 금한다'고 돼 있고, 긴급조치 4호는 ‘민청학련 관련 단체 조직이나 가입 등 일체 행위를 금한다’는 규정이다.
당시 이들은 두 달가량 구금됐고 1974년 6~7월 기소유예 처분으로 석방됐다.
이후 2012년 12월 대법원이 긴급조치 1호가 위헌·무효라는 결론을 내리고, 2013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긴급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에 긴급조치 위반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군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대상자에 대해서는 재심절차가 없어 구제받을 길이 없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 재개를 신청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19일 A씨 등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들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과거에 잘못된 처분을 바로잡아 대상자들의 명예 회복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지금까지 긴급조치 제1·4호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된 54명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