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본사 진입을 막아 조사방해 혐의로 고발된 애플코리아 법인과 임원을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거래조사부(부장 고진원)는 지난달 1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조사 방해 혐의로 고발된 애플코리아 법인과 임원 A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6월16일부터 24일까지 애플코리아가 이동통신 3사의 경영에 간섭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애플코리아 사무실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가 조사 내내 사무실 내 인트라넷과 인터넷을 차단했고 공정위는 애플코리아가 이통사와 맺은 계약 현황 등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에 네트워크가 단절된 이유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애플코리아는 공정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2차 현장 조사를 이때 상무 A씨가 직원들과 공정위 조사원들의 팔을 잡아당기고 막아서는 등 약 30분간 현장 진입을 막았다.
그러자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네트워크 차단 행위에 2억원, 자료 미제출 행위에는 1억원 등 총 3억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2차 현장 조사에서 발생한 조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애플코리아와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결과 공정위 조사관들이 애플코리아 측에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점을 고지하지 않고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해 애플코리아의 조사 방해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조사 방해나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조사관이나 경찰이 공무원증을 제시해 신분을 알리고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점을 고지한 뒤 조사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관들은 자신의 신분이나 공무집행 중임을 고지하지 않고 조사를 시작했고 이에 검찰은 공정위의 2차 현장 조사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3월 김성근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애플코리아와 소속 임원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3억원의 과태료와 법인 및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