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가는 카카오…IT업계, '하이브리드 워크'가 대세?

네이버, 직원이 직접 근무 형태 선택…IT기업 10곳 중 3곳, 원격 근무 유지
게임업계, 3N 필두고 사무실 복귀 줄이어…"신작 개발 일정 준수에 출근 불가피"

입력 : 2022-06-01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전면 출근 제도를 포기했다. IT업계 대표 기업들의 근무 제도 혁신으로 재택 근무에 기반을 둔 '하이브리드 워크'가 대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035720)는 오는 7월부터 '메타버스 근무제'를 공동체의 일하는 방식으로 채택한다. 카카오 공동체가 지난 2년간 경험한 다양한 원격근무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디서' 일하는지보다 '어떻게' 일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론이다. 
 
업무 형태는 기존의 원격 근무제와 큰 차이가 없지만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돼 소통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오프라인 미팅은 '그라운드 룰'에 따라 조직 단위로 주 1회 실시한다.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가 안착할 때까지 베타 운영 기간을 갖고 온라인 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후에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주요 계열사로 메타버스 근무제를 확대한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NAVER(035420))는 7월부터 직원들이 자유롭게 근무형태를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직원들은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타입 O'와 '타입 R' 중 하나의 근무 형태를 고를 수 있다. 타입 O는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해야 하며 타입 R은 원격을 기반으로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 같은 선택은 최근 IT 업계 직원들의 니즈를 여실히 반영한다. 구직자들 사이에서 '재택근무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연봉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IT 업종은 여전히 높은 원격근무 도입률을 기록하고 있다. IT 기업의 재택 근무 유지율은 28.7%로 전체 평균인 15%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풀리모트' 근무를 지향해 물리적 공간의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IT 인재양성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는 전직원 대상 '스마트 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상시 재택 근무 제도를 확대 개편해 모든 구성원이 △오피스 △리모트 △하이브리드 등 근무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용정보 앱 '바비톡' 직원들은 원격 근무 시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출근한다. (사진=바비톡)
 
미용의료 정보 앱 운영사 바비톡은 원격 근무 제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휴가지에서 일을 하는 워케이션 제도를 시행한다. 근무 시간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만 확보하면 근무지에 대한 제한은 없다. 워케이션은 연 1회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하며 원격 근무 시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출근하면 된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격근무는 이미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우수 인재확보과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원격 근무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 근무로도 큰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사무실 출근의 이점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가 맏형 격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중심으로 출근 근무 전환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같은 이유에서다. 게임사들 중에서는 선제적으로 메타버스 사무실 출근을 선언했던 컴투스도 일단은 사무실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재택 근무로 신작 출시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고 실적 부진으로까지 이어졌던 만큼 대작 출시를 대거 앞둔 올해에는 차질 없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함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신작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는 피치 못하게 오프라인 근무가 필요한 순간이 발생한다"며 "사무실 출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인력 유출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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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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