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윤지온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대중에게 서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이 작품에도 등장을 했나 싶을 정도다. MBC 드라마 ‘내일’에서 윤지온은 또 다른 얼굴로 대중 앞에 섰다. 그리고 대중이 자신의 이름 윤지온보다 캐릭터 이름으로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앞으로도 윤지온보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로 한동안 대중에게 불리는 것이다.
MBC 드라마 ‘내일’은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살리는 이야기를 다룬 저승 오피스 휴먼 판타지다. 윤지온은 극중 주마등에서 요주의 취급을 받는 위기관리 팀의 유일한 원칙주의자 임륭구 대리 역할을 맡았다.
윤지온은 “드라마가 끝날 때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자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현장에서 좋은 분들과 좋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이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다시 모일 수 없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고 모니터를 하면서 좀 더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내일’은 라마 작가의 네이버 웹툰 ‘내일’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윤지온은 “원작을 정말 많이 봤다. ‘내일’ 오디션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찾아 보고 캐스팅 이후에 다섯 번도 더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임륭구 캐릭터가 가진 특징보다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성향이나 3명이서 함께 다닐 때 임륭구의 역할 중심으로 원작을 살펴 봤다”고 했다.
촬영 당시 현장 분위기에 대해 “좋은 정도가 아니라 한 회차도 안 웃고 넘어간 적이 없다. 김희선 선배는 대선배라서 처음에는 걱정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먼저 다가오셨다. 가장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시면서도 밝은 에너지로 힘든 내색 없이 대해 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자주 호흡을 맞춘 로운에 대해 “동생인데도 배울 게 많다. 아이디어도 많고 리허설 때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친구라서 든든했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 '내일' 윤지온 인터뷰. (사진=문화창고)
윤지온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을 했다. 또한 CG 작업이 들어간 연기를 처음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전 작품까지는 제대로 된 액션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 액션 스쿨에 가보기도 했다. 저는 몸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무술 감독님이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동작 하나에도 응원을 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윤지온은 다음 작품에서 액션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전에 ‘메모리스트’도 판타지 장르긴 했지만 그 당시 나는 평범한 형사 역할이었다. 이렇게 CG가 어우러진 장면을 처음 찍었다. 처음 찍을 때는 물음표 투성이었다. 동작대교에서 순간 이동을 하는 장면을 찍을 때 ‘륭구 빠져’라고 하면 빠지고 했는데 어색하긴 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한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고 감탄을 했다. 이런 식으로 표현된다는 생각을 하고 그 뒤로 신나게 찍었다”고 말했다.
처음 등장하는 임륭구의 외모는 뒷머리 끝부분을 염색해 상당히 독특하다. 이에 대해 윤지온은 “임륭구의 헤어스타일이 몇 번 바뀐다. 보통 헤어스타일이 심리적인 변화를 나타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연관 짓지 않았다. 다만 12부에서 륭구가 어머니를 만나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서 조금 성장하고 성숙했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작품을 찍을 때 몸무게를 63kg에 맞췄다. 그래서 시작할 때 6kg 정도 뺐다. 아무래도 저승사자라는 존재가 통통하면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적이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다이어트 동기 부여를 했다”고 했다.
‘내일’은 자살을 하려는 이들을 살리려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자살예정자들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이에 대해 윤지온은 “우리 나라 자살률이 높다. 전에는 누군가 돕는다는 게 뭔가 큰 일을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작품을 통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건 옆에 앉아서 들어주는 거다. 작은 도움이 그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작품을 통해서 배우게 됐다”고 했다.
MBC 드라마 '내일' 윤지온 인터뷰. (사진=문화창고)
윤지온은 엑스트라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다. 데뷔 6년차가 된 윤지온은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연기를 시작한 게 고등학교 때부터다. 운이 좋아서 연기 전공으로 졸업을 했다. 학생 때는 학생 단편 영화도 찍고 연극 무대를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그때는 패기가 넘쳤다. 부딪쳐 봐야한다는 생각도 강했다”고 자신을 돌이켜 봤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조심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 같다. 그 당시의 내가 대견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스스로를 채찍질 하지 않았는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단역 시절을 회상하며 “그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한 걸 지금은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단역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그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독 매 작품마다 남다른 캐미를 보여준 윤지온은 이번 작품에서도 로운과의 케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케미 장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이번에도 케미 이야기가 많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그걸 보면서 어떤 분을 만나도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윤지온은 연기에 대해 “1차원적으로는 직업이지만 깊게 생각하면 경험할 수 없는 걸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연기는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됐다. 특별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연기,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연기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특별한 게 아니라 평범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윤지온보다는 캐릭터로 대중의 기억에 남는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 '내일' 윤지온 인터뷰. (사진=문화창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