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솥반 신제품 3종. (사진=CJ제일제당)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즉석밥이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즉석밥 시장은 백미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최근에는 솥밥, 곤약밥, 잡곡밥 등 소비자 취향에 맞게 세분화됐다.
3일 식품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도 대비 약 11% 성장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즉석밥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의 지난해 매출은 6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신장했다.
즉석밥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상품 구색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즉석밥 수요가 과거보다 세분화됐고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까지 겹친 영향 때문이다. 백미밥 중심의 즉석밥 시장이 1.0시대였다면 솥밥, 잡곡밥 등 2.0시대로 진화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석밥 시장의 66%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097950)은 솥밥 콘셉트의 즉석밥 제품 구색을 늘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 전복내장 영양밥, 소고기우엉 영양밥, 흑미 밤찰밥 등 햇반솥반 신제품을 출시했다.
햇반솥반은 솥밥 콘셉트의 즉석밥 제품으로 진공가압기술을 적용해 육류와 해산물을 담아냈다. 그간 육류와 해산물은 미생물 제어가 어려워 즉석밥 재료로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버섯, 채소, 견과류 등을 담은 햇반솥반을 선보였다. 햇반솥반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23만개를 넘어섰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즉석밥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즉석밥 시장 점유율 2위인
오뚜기(007310)는 곤약쌀과 잡곡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곤약을 쌀 모양으로 가공한 곤약쌀과 귀리, 보리, 현미 등 잡곡을 혼합한 오뮤 곤라이스를 내놨다. 곤약과 잡곡을 활용했기 때문에 칼로리가 일반 백미 즉석밥보다 낮다. 특히 곤라이스 제육고추장은 돼지고기를 넣어 낮은 칼로리에도 불구하고 포만감과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최근 후발주자로 즉석밥 시장에 뛰어든
하림(136480)은 백미밥과 함께 귀리쌀밥, 메밀쌀밥, 오곡밥 등 총 11가지 즉석밥 라인업을 꾸렸다. 귀리쌀밥, 메밀쌀밥, 안남미밥 등은 집에서 만들어 먹기 어려운 만큼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하림은 온수로 천천히 뜸을 들이는 차별화된 공정을 적용했다. 이 공정을 활용하면 용기를 밀폐하는 포장 필름과 밥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냄으로써 밥알이 눌리지 않고 살아있어 갓 지은 밥의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식품업계는 향후 즉석밥 시장 성장세와 함께 잡곡밥 등 구색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15년 이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감소세에 있으나 가공용 연간 쌀 소비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통계포털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kg으로 2015년(62.9kg) 대비 약 6% 줄었다. 반면 2019년 가공용 쌀 소비량은 74만4055톤으로 2015년(57만5460톤) 대비 29.3%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잡곡밥, 영양밥 등을 찾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어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즉석밥 제품들이 시장에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