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바뀐 서울시의회, 오세훈 '시정 드라이브' 탄력

국힘, 110석 중 6석에서 76석으로 세력 확대
104석 '공룡 민주', 36석으로 쪼그라들어
'시장 vs 시의회' 갈등, 시의회 내홍으로 바뀔 듯

입력 : 2022-06-02 오후 4:42:5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시의회 3분의 2만 이기게 해달라."
 
선거 기간 동안 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복했던 염원은 서울시의회 의석을 '국민의힘'으로 3분의 2 이상 채우는 것이었다. 지난 1일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회 의석을 70% 가량 차지하면서 오 시장의 염원은 이뤄졌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6·1지방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 광역 시·도 의원 선거에서 총 112석의 서울시의회 의석은 국민의힘에서 76석, 더불어민주당에서 36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이 총 110석 중 6석만을 가졌던 4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이번에 완전히 판세가 뒤집혔다.
 
시의회는 서울시민을 대신해 서울시의 정책·예산·조례 등을 심의·의결한다. 오 시장이 시의회 의석을 중요하게 여긴 이유는 시의회가 이 같이 '예산 편성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수의 의석을 차지한 시의회와 서울시장의 당적이 같으면 일명 '원팀' 전략이 가능해지면서 시정에도 탄력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시의회 의석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은 의장과 부의장, 11명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독식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를 통해 1년 3개월 간의 임기를 시작했지만 본예산과 추경안 편성에서 파행을 겪는 등 시의회와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오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었던 △서울형 교육플랫폼(서울런) △안심소득 △서울형 헬스케어(온서울 건강온) 등의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 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의회를 저격하는 '지못미 예산 시리즈'를 게시하며 김인호 의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의회가 소상공인 생존 지원금과 TBS 출연금 증액을 요구한 것도 오 시장과의 갈등이 격화된 원인이다. 시의회는 서울시의 예산 삭감 권한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시의회가 증액을 원하는 예산 또한 서울시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양측이 지향하는 사업에 이견이 생기며 본예산과 추경안 의결은 매번 법정 시한까지 질질 끌었다.
 
지난 1년 넘게 시의회와 큰 소모전을 치른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후보들과 합동 유세에 나오며 시민들에게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본투표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31일 마지막 유세에 나선 오 시장은 노원구 광운대역에서 "10여년 전에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25개 자치구청장, 시의원까지 전부 압도적으로 (한나라당을) 당선시켜 줬을 때 4∼5년 동안 서울시가 엄청난 속도로 바뀌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한꺼번에 다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서 3분의2 이상만 만들어주면 변화를 다시 한번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의 목표대로 시의회 의석이 과반 이상 국민의힘으로 채워지면서 오 시장의 시정 운영이 날개를 달게 됐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시장vs시의회'로 나뉘던 대립각은 향후 시의회 내부의 갈등으로 다각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민주당이 절대다수였던 시의회의 견제 대상은 오로지 시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당적이 섞이게 되면서 상임위끼리 갈등 요인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4선'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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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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