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미국 출국길에 오르며 최근 당내 상황과 관련해 "국내 여러 문제들은 책임있는 분들이 잘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어떤 사람들은 국내가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왜 아직까지 (미국으로)안 갔냐고 하는데, 바로 가고 싶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때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남긴 메시지와 동일한 내용으로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끝내 바다에 이른다"며 출국 인사를 했다. 그는 "많은 걱정이 있지만 여러분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충정으로 헌신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 지지자 여러분도 그러리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존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16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자원봉사센터 개소식을 찾아 방명록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강물처럼!'이라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이런 노 전 대통령의 글귀를 인용하며 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후일을 기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이 전 대표는 또 지지자들을 향해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한다. 이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그것을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과 정의, 열정과 상식이 승리한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당이 엄중한 상황이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 가리라 믿는다"고 했다. 당내 극심해진 계파갈등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또 윤석열정부에 대해 "국가란 매우 숭고한 의무를 가진 조직"이라며 "그런 것을 항상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재 민주당은 6·1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친문(문재인)과 친명(이재명) 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전 대표가 일단 1년 일정으로 간다고 밝혔지만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조기 귀국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직후인 지난 2일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이후 당내 정치에 거리를 두던 이 전 대표가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