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18일 시민들을 향해 "우리는 동지이자 동료"라며 "서로 위해주고 헐뜯기보다는 채워주자"고 강조했다. 또 "나라의 주인은 국민,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들의 이야기가 관철되어야한다"고 당원의 권리를 재차 피력했다. 당내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 의원이 전당대회 룰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계양산 야외공연장을 찾아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찍는 시간을 가졌다. 원래 행사명이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였던 만큼 '둘레길 걷기'가 예정됐지만 주최측 예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취소됐다. 주최측 추산 700여명의 사람들은 이날 행사에서 연신 '이재명'을 연호하며 이 의원을 기다렸다.
18일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보러 많은 시민들이 계양산 야외공연장을 찾았다.(사진=뉴스토마토)
계양산 야외공연장은 이 의원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특히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2030세대 여성들과 4050세대의 남성들이 많았고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 계양구 외에서 이 의원 응원차 온 사람들로 현장은 발 디딜틈 없이 꽉 찼다. 인형탈을 쓰고 시민을 반기는 지지자들과 현장을 중계하는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
'경청'시간에 앞서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충고나 조언을 들으러왔다"며 경청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경청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다소 팬콘서트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한 시민의 이야기가 격화되자 진정시키며 "과도한 표현은 공격의 빌미가 된다. 표현을 포지티브(긍정적)하게. 우리 개딸(개혁의 딸) 여러분이 정말 잘하는 게 그런 것 아니냐"고 지지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는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해서 상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반발심만 높아진다"며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이 이어지며 당내 불만이 제기되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어린아이들도 억압하면 반발한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억압적 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냐"며 "그런 오해를 받지 않게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8일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자신을 보러 많은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또 이 의원은 "정당에서는 당원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중요하다"며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 너무 당연한 원칙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것이 큰 원칙"이라며 "당원들의 이야기가 관철돼야한다. 당원이 당당한게 민주정당이다"고 거듭 말했다.
민주당 현재 전당대회의 본투표 반영 비율은 전국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이다. 이 의원을 지지하는 권리당원들이 많은 만큼, 당원 의견 반영 비율이 높아질 경우 이 의원의 당권을 향한 행보는 보다 유력해진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우모씨(65·인천)는 "이재명이 온다해서 들렀는데 젊은 세대가 많은 것을 보니 많이 바뀌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젊을 때랑은 정말 다르다"고 현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옆에 있던 김모씨(66·연수구)는 "살기바빠서 이런거 모르고 살다가 유튜브 세상도 열려서 정보를 접했다"며 "진보다 보수다 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대통령만 있으면 응원해주는데 지금은 영"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한 지지자(경기도 일산)는 "멀리서부터 이 의원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우리나라가 그저 잘되기만을 바라는 팬심이다"고 전했다.
인천=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