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특히 자주 발생하는 소건막류

일상생활 속 자리잡은 좌식문화 영향

입력 : 2022-06-22 오전 6:00:00
소건막류 환자 사진. (사진=연세건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특정 국가에서 유독 자주 발생하는 병이 있다. 질병의 원인이 대체로 특정 유전자에 있지만 생활양식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외국, 특히 서양에서 넘어와 한국 생활하는 사람들 중 유독 어려워하는 게 있다. 바로 좌식문화다. 한국은 특유의 온돌 문화 때문에 맨바닥에서 식사를 하거나 TV를 보고 여가생활을 한다. 심지어 업무나 공부도 앉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이러한 생활양식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특정 족부질환, 소건막류가 자주 나타난다.
 
소건막류는 새끼발가락이 바깥으로 돌출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흔히 아는 무지외반증(엄지 발가락이 바깥으로 돌출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쉽다.
 
딱딱한 바닥에 책상다리로 앉다 보면 새끼발가락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휘어지게 된다.
 
소건막류는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새끼발가락이 돌출되기 때문에 증세가 심해지면 바로 알 수 있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도 신호가 온다. 유난히 새끼발가락이 아프고 빨갛게 변하거나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긴다면 소건막류를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미미하거나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다가 만성으로 굳어지게 되면 쉽게 낫지 않기 때문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족부질환이 그러하듯 소건막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세가 심해지면 다른 부위에까지 무리가 생긴다는 점이다.
 
족부전문의인 박의현(정형외과) 연세건우병원장은 "새끼발가락 변형이 진행될수록 주변 발가락 균형이 붕괴돼 갈퀴족지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몸의 무게 중심이 무너져 발목이나 무릎, 골반, 허리 등에 무리를 주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돌출 부위와 맞닿는 부위에 피부궤양이 생길 수도 있기에 새끼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굳은살을 깎아도 소용없는 경우, 어떤 신발을 신어도 새끼발가락 부위가 조이고 아픈 경우에는 빠르게 족부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건막류 대부분이 후천적이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바닥에 앉을 때는 양반다리로 앉기 보다는 다리를 펴고 앉아 발가락이 눌리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으며, 특히 바닥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박의현 원장은 "소건막류가 좌식생활에서만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앞볼이 좁고 뾰족한 신발도 소건막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신발은 가능한 한 앞이 뾰족한 것 대신 발 폭에 여유가 있는 것을 골라야 발가락과 신발의 마찰이 줄고 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서 "만약 하이힐을 피할 수 없다면 최장 6시간을 넘기지 않게 신으며 중간 중간 신발을 벗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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