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 감염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관련 항바이러스제를 조속 도입 주문하라고 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관련주는 더욱 들썩이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만큼 성급한 투자 판단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으로 관련주에 대한 매수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원숭이두창을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검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엠에스는 과거 약독화 두창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한 이력이 있어 원숭이 두창 관련주로 분류됐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두 백신을 생산하고 있고, 파미셀은 미국 키메릭스가 개발 중인 천연두 치료제 브린시도포비르에 쓰이는 핵심 중간체인 HDP-토실레이트를 독점 공급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백신 관련 발언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추가로 3세대 백신과 원숭이두창용 항바이러스제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만큼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얼마나 퍼지게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처럼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낙관적 기대로 투자를 하게 되면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첫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만큼의 대유행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관련주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원숭이두창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세계적으로 근절이 선언된 '사람 두창(천연두)'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사람 간에는 병변과 체액, 호흡기 비말(침방울), 침구 등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의학계에서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에게 유행하는 천연두는 감염재생산지수가 3~6 정도로 코로나19 수준이지만 원숭이두창은 그 정도의 전파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확산이 되더라도 몇십 명 단위 이내"라며 "특정 집단 내에서만 유행하지 않는다면 많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는 주로 호흡기 전파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지만 원숭이두창은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확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요동치면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