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가량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의 "법적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봤다.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37.9%에 그쳤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에서조차 응답자의 절반이 이들의 임기 보장을 바랐다.
2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1~22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의 거취 논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0.7%가 "법적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37.9%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1.5%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윤석열정부가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위원장과 전현희 위원장을 국무회의에 배제하는 등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의 거취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됐다. 여기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들은 전임 정부 기조를 하나부터 열까지 수행했던 분들인데, 새 정부에서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전 위원장은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으로 임기는 아직 1년이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물러났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임기가 있으니까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라는 뜻으로 읽혔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법적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20대 '임기 보장해야' 44.8% 대 '자진 사퇴해야' 36.0%, 30대 '임기 보장해야' 57.1% 대 '자진 사퇴해야' 35.4%, 40대 '임기 보장해야' 59.2% 대 '자진 사퇴해야' 32.0%, 50대 '임기 보장해야' 57.5% 대 '자진 사퇴해야' 34.7%였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임기 보장해야' 41.3% 대 '자진 사퇴해야' 45.8%로, 오차범위 내에서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앞섰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과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법적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서울 '임기 보장해야' 53.0% 대 '자진 사퇴해야' 36.7%, 경기·인천 '임기 보장해야' 51.3% 대 '자진 사퇴해야' 36.2%, 대전·충청·세종 '임기 보장해야' 52.4% 대 '자진 사퇴해야' 36.8%로, 수도권과 충청권은 '임기 보장'으로 기울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는 '임기 보장해야' 58.1% 대 '자진 사퇴해야' 28.8%로, 임기 보장을 바라는 의견이 60%에 달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에서조차 '임기 보장해야' 50.0% 대 '자진 사퇴해야' 38.9%로, 임기 보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임기 보장해야' 36.3% 대 '자진 사퇴해야' 49.9%로, 정반대 의견을 보였다. 강원·제주의 경우 '임기 보장해야' 48.5% 대 '자진 사퇴해야' 48.0%로, 두 의견이 팽팽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중도층에서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52.3%로 절반을 넘었다.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32.8%에 불과했다. 보수층 '임기 보장해야' 28.9% 대 '자진 사퇴해야' 58.4%, 진보층 '임기 보장해야' 76.2% 대 '자진 사퇴해야' 17.6%로 진영별로 확연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민주당 지지층 '임기 보장해야' 87.9% 대 '자진 사퇴해야' 5.4%, 국민의힘 지지층 '임기 보장해야' 19.0% 대 '자진 사퇴해야' 67.8%로, 지지정당별로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60명이며, 응답률은 2.1%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