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11대 서울시의회 출범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로운 의장단이 윤곽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이 12년 만에 의석수 탈환에 성공하며 10대 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했던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11대 시의회는 내달 1일 출범 이후 열리는 본회의 투표에서 2년 임기의 전반기 의장·부의장을 확정한다. 의장 자리는 다수 당에서 선출해 온 관행에 따라 국민의힘이 선출한 4선 김현기 의원이 확정적이다.
부의장 자리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나란히 갖는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3선 우형찬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부의장 후보는 내달 1일 당선인들이 모두 의정 활동을 시작한 후 당 내부 논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3선인 최호정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오는 30일 임기가 끝나는 현 시의회는 그동안 부의장 두 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민주당으로만 부의장을 구성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10대 시의회에서 민주당이 유일한 교섭단체였기 때문이다.
의회 운영과 관련해 의장과 협의를 할 수 있는 교섭단체가 구성되려면 하나의 정당에 10인 이상 소속 의원이 있어야 한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따라서 10대 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은 의석 수 부족으로 교섭단체를 꾸릴 수 없었다. 교섭단체가 한곳인 관계로 의장은 물론 부의장 두 자리와 11개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그러나 11대 의회는 국민의힘이 112석 중 76석을 가져가면서 의정 상황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시의회는 지난 2010년부터 민주당 의석이 전체의 70%를 차지했고 현 시의회는 무려 90%가 넘는다. 그러나 이달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12석 중 68%인 76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 의석이 3분의2를 넘으면서 상임위원장 자리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하나의 상임위는 13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의원 수가 7명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주거와 밀접한 도시계획위원회 같은 핵심부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조와 더불어 국민의힘에서 위원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서울시의회 의석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TBS 재편 등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했던 공약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서울시의회의 다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민간위탁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취지의 서울시 바로세우기 사업을 강조했으나 시의회의 반대로 큰 변화를 주진 못했다. TBS의 경우는 방송 기능을 교통에서 교육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힐 때마다 시의회와 크게 부딪혔다. 오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회 의석을 다수 확보하면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갈등은 기존의 시장과 시의회에서 이제는 시의회 내부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한 시의회 의원은 "주거 관련 문제 등은 지난 선거에서 여야가 모두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지난 의정에서 시청과의 과도한 갈등으로 시민들에게 일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는 당적을 떠나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제308회 정례회 2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