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 인사에서도 최종안이 발표 하루 전날 뒤집힌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창룡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승진 인사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달 24일, 행안부로부터 '최종안'이라며 승진자 명단을 공유받았다. 명단에는 승진자 5명이 포함돼 있었지만 그 다음 날인 25일(발표 당일)에 승진자 명단 중 1명이 밤사이 그 전 최종안과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 측은 발표 직전에야 달라진 최종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치안감 승진·보임 인사 때와 같이 인사 내용이 먼저 발표된 뒤 여러 명의 인사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발표 전날에 행안부에서 경찰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급박한 내용 변경이 있었던 셈이다.
아울러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과 이번 치안감 인사는 대통령의 재가 없이 경찰청이 먼저 발표하고 사후에 대통령 재가를 받는 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정부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 고위직 인사를 논의했지만, 새 정부부터 행정안전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청장은 이번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와 관련해 필요시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청 내부에서 자체 감찰에 대한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 청장은 치안감 인사 번복에 대한 자체조사 계획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별도 공지를 통해 김 청장의 발언 의미가 "감찰 조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고 향후 의문점이 새로 발생하면 확인해보겠다는 취지"라며 "사실관계는 이미 인사과를 통해 보고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감찰담당관실에서도 자체 감찰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