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시장이 1일 민선8기 첫 행보로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 오 시장은 고물가와 전기요금 인상, 폭염 등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노숙인과 쪽방주민을 위한 3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3대 지원 방안은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운영,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횟수 확대·급식단가 인상, 에어컨 설치 등이다.
먼저 내달부터 주민들이 식권을 내고 식사할 수 있는 ‘동행식당’을 운영한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인근 민간 식당에서 신청을 받아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역·영등포·남대문·돈의동·창신동 등 5개 쪽방촌에서 10곳씩 총 50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쪽방상담소에서 하루 한 번 8000원 상당의 식권을 받아 동행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다. 주민이 관할 쪽방상담소와 협약을 맺은 곳에서 식권을 내고 식사하면 서울시가 월별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동행식당이 운영되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쪽방 주민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쪽방 주민들의 월 평균 소득은 약 79만원인데 이중 식료품 지출 비중이 약 45%에 달한다.
노숙인 시설에서 제공되는 ‘공공급식’은 저녁에만 한 끼 제공하던 것을 점심과 저녁 두 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공공급식 비율을 기존 65%에서 8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급식 단가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일괄 인상해 급식의 질을 높인다.
서울시는 최근 물가상승 등으로 민간급식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해 공공급식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숙인의 평균 식사 횟수는 1.8식으로 이 중 공공급식으로 1.2식(65%), 민간급식으로 0.6식(35%)을 해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추경을 통해 노숙인 이용 시설 7개소, 생활 시설 26개소 등 총 33개 노숙인 시설에 인상된 급식단가를 반영할 계획이다.
쪽방 주민들에게 에어컨 150대를 설치해준다. 이 중 50대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사용하던 것을 재활용한다. 에어컨은 관할 쪽방상담소별로 1~2주간 수요조사를 거쳐 가능한 장소부터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에어컨 실외기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나 관리비 인상 우려로 설치를 할 수 없는 곳에는 별도의 건축물을 세워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7~8월 동안은 에어컨 가동으로 발생하는 추가 전기요금을 가구당 최대 5만원씩 지원한다. 여름철 침구 3종 세트(홑이불·쿨매트·베개)도 제공한다.
이틀 전 돈의동에 이어 이날 창신동 쪽방촌을 찾은 오 시장은 "물가가 많이 오르고 전기요금도 따라서 오르는 바람에 많이 안 그래도 팍팍한 경제 형편에 있는 분들이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쪽방촌이나 노숙인들의 식사 문제가 물가 상승 때문에 더 위축되지 않고 폭염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맨 오른쪽)이 1일 창신동 쪽방촌 인근 식당 앞에서 상인들과 '동행식당' 현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