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정부 비정규직 정책 '시험대'...건보공단 노·사·전 12일 첫 회의

협의회 구성 완료 공단 측 12명·콜센터 3명
첫회의 날짜 콜센터에 전달 안 해…안건 '비공개'
건보공단 부채비율 작년 57.8%→2025년 87.6%
"콜센터 전환 불투명…기존 자회사 지위도 불안"

입력 : 2022-07-04 오전 11:43:36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윤석열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건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0개월을 끌어온 건강보험공단 콜센터의 노사전문가협의회가 구성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12일 첫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앞두고 콜센터 노동조합 측에는 예측 가능성을 위한 고지와 사전 논의도 없다는 하소연이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합의를 놓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등 정규직 전환 합의가 초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새 정부가 공공기관 재무건전성을 들어 인건비를 삭감할 수 있는 만큼, 노동자·사업주·전문가(노·사·전)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노동부·건보공단 등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건보공단 콜센터 노동자들의 소속기관 전환 방식을 논의하는 노사전협의회는 오는 12일 개최될 예정이다. 건보공단 콜센터 파업 끝에 소속기관 전환 결정을 한 지난 10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건보공단 콜센터는 외주 형태로 운영돼 왔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책에 의한 정규직 전환 대상이었으나 정규직 노조와의 노노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전환되지 못했다.
 
콜센터 노조의 파업, 이사장 단식 등의 갈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2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소속기관 전환 결정 이후 콜센터 노조 3명, 건보공단 정규직 노조 3명, 공단 6명, 전문가 3명까지 총 15명으로 구성된 노사전협의회를 통해 콜센터 전환 방식,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콜센터 정규직 전환 저지'를 공약으로 걸고 당선된 정규직 노조 위원장이 지난 5월 탄핵되면서 협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건보공단 콜센터 대표 3명이 구성되고도 정규직 노조측은 협의회에 누가 들어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새로 꾸려진 이후인 지난 6월 15일 건보공단은 공지를 통해 노사전협의회 구성을 알렸다. 하지만 회의 날짜를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콜센터 노조측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다.
 
콜센터 노조 관계자는 "협의회가 구성됐고 첫 회의가 12일이라는 사실을 다른 경로를 통해 들었다"며 "공단 측에 연락해 회의 날짜는 확인했지만 회의 안건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건보공단과 유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도 문재인 정부 내에서 전환 결정이 이뤄졌으나 이후 논의과정에서 탈락인원이 발생한 바 있다.
 
이어 "공단 관계자 6명, 정규직 노조 3명에 전문가 3명까지 전부 공단 측에서 결정하는 상황이라 큰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등을 들어 공공기관 옥죄기에 나선 것도 소속기관 전환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윤 정부는 "재정·공공기관·공적연금 등 공공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 개혁으로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생산성·효율성 제고하겠다"고 했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주기적 업무점검을 통해 조정하고 공공기관 스스로 업무·인력 재조정 추진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해 당기 수지 흑자를 냈던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및 진료비 상승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건강보험료 총수입은 25조299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했다. 하지만 지출이 27조14억원으로 11.7%가 늘어나는 등 적자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건보공단의 부채비율은 △2021년 57.8% △2022년 68.6% △2023년 75.6% △2024년 79.9% △2025년 87.6% 등으로 늘어난다.
 
건보공단 정규직 전환 협의 당시 의장을 맡았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정부 정책 방향이 공개된 부분을 고려했을 때  비정규직 전환을 다시 되돌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건보공단은 물론이고 기존에 만들어진 자회사도 굉장히 불안한 지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센터 노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대응에 비용이 들었다면 국민의 건강을 위해 당연히 공공기관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때문에 부채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공공부문의 업무를 외주화하지 말아야 하며 모범적 사용자의 책무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뉴스토마토>가 고용노동부·건보공단 등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건보공단 콜센터 노동자들의 소속기관 전환 방식을 논의하는 노사전협의회는 오는 12일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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