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16일 동안 진행된 진상조사 활동을 종합해 발표하면서 문재인정부가 해수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생존 사실을 확인하고도 유족에겐 그 사실을 숨기고 엉뚱한 지역에서 수색 활동을 했다고 6일 주장했다. 문재인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 희생자 구조 노력을 하지 않고 이씨의 죽음을 방치했으며 조직적 월북몰이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수부 피격 TF 활동 종료 이후엔 국가안보문란실태조사 TF를 발족, 진상규명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최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서해 피격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상조사 TF 활동 종료 발표를 하면서 "문재인정부가 유족에게조차 실종자 북측 해역 생존 사실을 숨겨 유족은 그 시간 엉뚱한 곳을 수색하고 있었다"며 "이 사건을 한 문장으로 규정하면 한 개인에 대한 조직적인 인권침해와 국가폭력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TF는 당시 정부가 2020년 9월22일 오후 3시30분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 생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유족에게 숨기고, 매뉴얼대로 하지 않고 무대응 했다고 주장했다.
이대준씨의 실종 소식을 들은 유족은 2020년 9월22일 오전 10시 서해에서 2박3일 간 선원들과 함께 시신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같은 시각 북측 해역에서 생존해 있었다는 것이 TF 측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유족이 엉뚱한 구역을 수색하게 됐다는 것. 하 의원은 "정부가 이 사실을 유족들과 바로 공유했다면 구할 수 있었다는 게 TF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또 TF에서 밝힌 2018년 4월에 제정된 '북한 관할 수역내 민간선박·인원 나포 대응매뉴얼'에 따르면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유관기관에 상황 전파하고 대변인 브리핑 등을 통해 북한에 즉시 통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실종자의 생존사실을 확인 후에도 국가안보실은 관계부처에 즉각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해경, 해군 모두 NLL 인근으로 이동하지 않고 연평도 부근만 수색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하 의원은 "조직적인 월북몰이가 있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TF에 따르면 2020년 9월22일 오후6시35분 대통령 서면보고에는 '추락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있었고,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이후 9월23일 오전 1시∼오전 2시30분 긴급관계장관회의, 같은 날 오전 10시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이대준 씨의 월북 가능성을 '낮다'에서 '높다'로 모의했다.
하 의원은 정부가 9월22일 오후 10시쯤 실종자의 사망을 최종 확인했음에도 이 사실을 숨긴 채 24일 오전 11시에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는 점을 제기, "국민에게는 35시간 동안 '사망'을 숨기고 '실종' 사실만 공개하면서 월북가능성을 암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F는 문재인정부가 조직적 월북몰이의 이유로 "당시 남북정상이 친서를 교환하는 등 2020년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관계개선노력이 진행중이었다"고 했다. 이어 '월북몰이' 과정에 깊이 관여한 핵심 관련자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2020년 9월 23∼24일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지목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성동 당 원내대표는 귀순 어민 강제북송 사건, 북한 선박을 나포했다는 이유로 청와대 선임 행정관이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을 불러 조사한 사건 등을 예시하며 "지난 정권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국가안보문란실태조사 TF를 발족하겠다"고 지난 5일에 이어 다시 얘기했다. TF 위원장에는 군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사무총장을 내정했다.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경에 빨리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요청할 생각"이라며 "민주당이 오는 13일까지 국회 본회의 의결을 하는지 지켜보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