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60%가 넘는 국민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했다.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3.1%에 불과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과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지역에서 사면 반대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도 60% 이상에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2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1.2%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33.1%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찬성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5.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법무부가 윤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단행하는 광복절 특별사면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다음 달 초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사면 대상자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건강상의 이유로 3개월 동안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 석방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이 전 대통령 이름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대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 20대 찬성 33.1% 대 반대 60.9%, 30대 찬성 28.7% 대 반대 67.1%, 50대 찬성 27.4% 대 반대 67.5%로,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40대의 경우 사면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70%를 상회했다. 40대 찬성 24.0% 대 반대 72.1%였다. 60대 이상에서도 사면 반대 응답이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찬반 격차는 크지 않았다. 60대 이상 찬성 44.8% 대 반대 47.5%로 나왔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사면 반대 응답이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사면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0%에 달했고, 경기·인천에서는 반대 응답이 60%를 상회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찬성 37.0% 대 반대 59.9%, 경기·인천 찬성 29.9% 대 반대 67.0%로 나타났다. 이어 강원·제주와 광주·전라에서는 사면 반대 응답이 70% 가까이 됐다. 강원·제주 찬성 20.4% 대 반대 69.0%, 광주·전라 찬성 20.8% 대 반대 69.2%였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도 찬성 38.7% 대 반대 54.5%로, 사면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대전·충청·세종에서도 찬성 31.4% 대 반대 57.7%로 반대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찬성 47.1% 대 반대 47.4%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지난 2021년 2월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60%에 달했다. 중도층 찬성 27.3% 대 반대 62.6%로 나타났다. 보수층에서는 찬성 64.4% 대 반대 31.6%, 진보층에서는 찬성 10.3% 대 반대 86.6%로, 진영별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78.1% 대 반대 16.1%,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6.1% 대 반대 90.1%로 입장차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2명이며, 응답률은 4.8%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