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해 역대 최저 출생아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5만명 붕괴 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지만 새 정부의 인구정책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특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내 인구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까지 인구 정책을 다루는 조직이 병렬적으로 중구난방인 상황에서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출생아수는 8만9301명으로 전년 누계(9만2881명) 대비 3580명 적다. 출생아수는 지난 4월까지 77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다. 이런한 감소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출생아수는 지난해 26만494명보다 급감한 25만~ 24만명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전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인구가족부 등 인구대책에 대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날로 심화하는 인구문제 대응에는 출범 석달이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무엇보다 중구난방으로 흩여진 인구정책 조직에 대한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요구된다.
현 정부의 인구정책 조직은 크게 세 가지다.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 인구위기대응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고 대통령 소속 위원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정부조직법상 근거를 두고 있어 대통령 소속으로 남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보건복지부 내 인구정책실도 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 교수는 "보건복지부도 하고 기재부는 TF를 하고 저고위가 있는 병렬식 체계는 어느 한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기존의 인구 위기 상황, 그리고 이 인구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힘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전혀 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걸 할 수 있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저고위를 '인구정책위원회'로 개편해 인구컨트롤타워로 기능토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인구TF는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복지부의 인구정책실은 복지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제대로 된 인구정책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인구 관련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힘있는 인구정책 추진이 어려웠다는 비판이 있었다. 현 상황이라면 윤석열 정부도 그대로 답습하는 셈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고위의 기능과 역항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꿔서 기재부가 하려는 것도 가져가고 복지부가 하려는 것도 가져가서 완전한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정부조직법을 바꾸면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인구정책기본법으로 만들어서 인구정책위원회로 바꾸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저고위 내부에서도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향후에는 심의·자문·의결 기구 본연의 기능에 복지부의 정책·기본계획 수립 등 복지부의 역할을 가져와 총괄 전담하는 식으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영향평가 및 특별회계, 정책 심층평가 등 통합 조정을 위한 정책 도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권한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말만 그냥 컨트롤 타워지 부처에서 거절하면 바로 끝"이라며 "결국 부처별 정책을 모아서 발표하는 것밖에 안되고 예산, 평가 등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출생아수는 8만9301명으로 전년 누계(9만2881명) 대비 3580명 적다. 사진은 신생아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