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VIP(주요인사)로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시사저널'은 25일 권오수 전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대표가 지난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도이치모터스 주요 임원진도 취임식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권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은 윤 대통령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뒤쪽에 앉았다. 해당 자리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친인척 바로 뒷편으로, VIP석이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띄우기 위해 주가조작 세력과 짜고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다. 지난 4월 보석으로 석방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과의 관계 속에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이치모터스 대표 등 관계자들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당시 취임식 초청단 명단을 저희가 갖고 있지 않아서 일일이 누가 왔다, 안 왔다 확인해드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령 그분이 초청돼 참석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 부적절한 인물이 참석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도 취임식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에선 당시에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만 했다. 대통령실에서 행정요원으로 일하고 있던 누나 안모씨는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리에 착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에서는 도이치모터스 관련 인사들을 취임식에 초청한 인사와 이들의 참석 이유에 대해 따졌다. 조오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주가조작 핵심 피의자의 아들이 취임식에 초청받은 이유가 무엇이고, 누가 초청했는지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며 "대통령실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는 경제공동체였음을 시인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수사 당국의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는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금융당국의 적절한 조사와 검찰의 적절한 조치가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