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정유 수출 280억달러 근접…역대 최대

전년 도기 대비 97.6%↑…반도체 이어 2위

입력 : 2022-07-26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이 약 280억달러로 집계돼, 반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279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기도 하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279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S-Oil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S-Oil)
 
특히, 이는 같은 기간 460억달러에 달하는 원유 도입액중 약 61%를 수출로 회수한 셈이어서,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 비중에서 8.7%를 차지하며 반도체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상반기 255억달러, 하반기 277억달러를 기록, 국가 수출 품목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상반기 수출액 호조는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최고치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및 석유수요 증가에 맞춰 가동률을 높이는 등 적극 대응해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한 호주, 필리핀 등의 국가에 전략적으로 수출 물량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배럴당 126.6달러, 수출 물량은 2억2090만배럴로 같은 기간 13% 늘었다. 특히, 경유 수출단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 인해 135.2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유의 겨우 글로벌 항공수요 증가로 수출액이 171.3%, 수출량은 40% 늘어 주요 석유제품 중 수출액 및 물량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항공유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조사됐고, 실제로 지난달 미국교통안전청(TSA)이 발표한 상반기 미국 공항 이용객수는 3억569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가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글로벌 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배럴당 24.8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석유제품 수출액 기준 'Top 5' 국가는 호주(16.2%), 싱가포르(12.2%), 미국(9.3%), 필리핀(9.0%), 중국(8.6%)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자체적으로 경순환유(LCO)에 소비세를 부과한데다, 상하이 봉쇄 조치 장기화 등에 따라 자국 내 석유 수요가 감소한 여파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했다. 
 
반면 호주는 지난해 동기간 5위에서 단숨에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2020년 및 지난해에 자국 내 전체 정제설비 중 50%가 폐쇄돼 당분간 석유제품 수입이 불가피 한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가 전략적으로 호주향 수출을 늘려 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필리핀의 경우 전년 동기 8위에서 이번에 4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고 수출액은 25억달러로 433%나 크게 증가했다.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던 경유 등의 유류가 최근 러시아 제재 등으로 도입이 어려워져 수입선을 국내 정유사로 대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 호조는 글로벌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감소, 정제마진 축소 및 유가 하락으로 지속 여부를 낙관하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석유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국내 수급안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해외시장에도 적극 수출해 우리나라 석유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면서 “하반기는 세계 경기침체 및 코로나 재확산 등 수출 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나, 업계는 우수한 정제 역량을 바탕으로 계속적인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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