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누리호 기술이전...KAI·한화에어로 경쟁 점화

2027년까지 6873억원 투자, 발사체 산업생태계 육성
KAI는 누리호 외에 항공기 체계총조립 경험·인력 강점
한화에어로, 그룹 우주사업 협의체 '스페이스허브' 시너지

입력 : 2022-07-28 오후 4:45:0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기술이전 업체 선정 과정에 돌입하면서 한국항공우주(047810)(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번 사업의 선정 여부는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444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우주시장에서 수출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28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오후 2시 대전 본원에서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선정 제안요청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KAI와 한화에어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를 기점으로 항우연과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공동 주관할 체계종합 기업 선정 절차가 시작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6873억원을 투자해 누리호 반복발사와 민간 기술 이전으로 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려 한다. 주관기업에 배정된 예산은 최대 3036억원이다.
 
지난달 15일 발사대에서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 되고 있는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면 누리호 개발 참여사들과의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 구성·유지에 주도권을 쥐게 된다.선정 기업은 2027년까지 항우연과 공동으로 누리호를 4차례 반복 발사(3기 양산)한다. 누리호 설계·제작·발사 기술도 이전받는다. 한국형발사체 단과 조립체(ILV) 제작주관, 구성품 제작 참여기업 총괄관리도 한다.
 
이 때문에 항우연은 입찰 조건으로 한국형 발사체 시스템과 서브 시스템, 구성품 등을 제작하거나 총조립해 납품한 실적이 있거나 계약해 개발중인 국내 기업을 내걸었다.
 
설비 구축 능력도 있어야 한다. 한국형 발사체 4호기는 항우연에서 하지만 5·6호기 단조립은 주관기업 공장에서 해야 한다. 4·5호는 항우연과 산업체가 공동으로 발사운영에 참여하지만 6호기부터 산업체가 발사체 총조립과 시험, 발사운영을 주도한다. 이를 위해 나로우주센터 조립동과 비슷한 치공구, 가스공급 설비, 점검장비와 시험평가장비 등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협상대상기관은 9월까지 한국연구재단이 평가해 선정한다. 기술능력평가(90%)와 입찰가격평가(10%)로 나눠 평가하는데 기술능력은 파워포인트 발표로 평가한다. 다만 과거실적과 현재 역량, 제안 내용 확인 등을 위한 현장실사를 수행할 수 있다.
 
이에 KAI와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발사에 대한 각사의 기여도와 우주산업 강점을 효과적으로 내세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KAI는 누리호 체계총조립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우주발사체 체계와 유사한 항공기 체계개발과 양산사업, 협력사 관리 등 체계종합 경험으로 이해도가 높다고 자부한다. 누리호 개발모델과 인증모델, 비행모델에 대한 체계총조립으로 발사체 체계종합 인프라 운영 경험을 가졌다.
 
KAI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형 발사체 체계총조립에 참여했다. 2016년부터는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산화제탱크·연료탱크) 제작을 맡아 기술자립 역량을 확보했다.
 
KAI 관계자는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서 품질·구매·생산 등 각종 시스템, 발사체 체계와 유사한 항공기 체계 개발 경험과 체계종합 설계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호 4호기의 경우 산업체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발사체 체계총조립이 산업체 주도로 이루어지며 KAI 주관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라며 "산업체가 개발한 위성을 산업체가 만든 발사체로 발사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는 그룹 내 우주사업 협의체 '스페이스허브' 역량 결집이 강점이다. 스페이스허브는 발사체와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의 5년 투자액 37조6000억원 가운데 방산·우주항공 분야 투자액은 2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그룹 우주항공 사업 가운데 위성체 제조는 한화와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이 맡고 발사체엔진은 한화와 한화에어로가, 고체연료 부스터는 한화가 담당한다.
 
한화는 누리호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한화에어로는 엔진총조립, 터보펌프와 시험설비 구축을 맡았다. 지난 1999년부터 발사체 사업에 참여해 누리호 '심장'인 엔진을 전부 납품했다. 지주사 한화는 파이로점화기(시동기)와 지상제어시스템, 배관조립체 등 체계종합, 구동장치 시스템과 추력기 시스템 등 유도제어에도 참여했다. 임무제어시스템은 한화디펜스 등이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양강 경쟁 구도보다는 산업 저변 확대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우주산업계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체계를 맡게 되더라도 현재 우리 우주산업은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저변을 넓히는 게 중요한 아주 초기 단계"라며 "경쟁 구도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우주산업을 발전 시켜야하는 동반자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단독계약 또는 공동계약 모두 할 수 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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