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대세는 비대위…권성동, 응분의 책임 져야"

"최고위, 이미 기능 상실…비대위 전환 뒤 조기 전대"
"대통령과 이준석 신뢰관계 무너져, 돌아온들 유기적 결합 어려워"

입력 : 2022-08-01 오전 10:37:57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최다선(5선)의 정우택 의원은 31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 역할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힘쓰겠다고 하자 "비대위 체제가 대세"라며 비대위 출범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유출의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를 향해 "이번 사태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 큰 정치인다운 결단이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5선 중진의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뉴스토마토>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정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당 안팎에서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지 않냐고 보고 있다"며 "권 원내대표가 이번 문제의 발단이기 때문에 같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의미에서, 또 당이 새로운 전열을 갖추는 데 있어서 좋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대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동승계된 대표 직무대행만 사퇴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직무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것이 법리상 맞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홍 시장은 다만 대안으로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주어 이준석 대표 체제의 공백을 메워가는 게 정도"라고 했다. 
 
앞서 지난 29일 배현진 의원은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권성동 원톱 체제의 조기 종료를 촉발시켰다. 이어 초선 의원 32명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당 전체가 들썩였다. 급기야 31일에는 조수진, 윤영석 의원도 최고위원직 사퇴에 동참하며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됐다. 거듭된 압박에 권 원내대표도 이날 직무대행 사의를 표명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윤영석 최고위원까지, 불과 며칠 사이에 3명의 최고위원이 사임을 했다"며 "최고위원의 과반이 사퇴할 경우 의결권을 가질 수 없는 최고위가 된다. 최고위는 당 최고의사 결정기구로서 의결권이 없는 최고위는 기능이 상실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비대위 체제는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비대위로의 전환은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만 가능하다.
 
다만 '최고위 기능 상실'을 두고 지도부 총사퇴냐, 과반이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최고위는 현재 배현진·조수진·윤영석 3인의 사퇴로 7명 중 권성동·정미경·김용태·성일종 등 4명이 남은 상황이다. 이중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28일에도 <뉴스토마토>와 만나 '내부총질' 문자 유출 사태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터진 것"이라며 "당이 이렇게 혼란스럽게 된 데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정기국회가 곧 시작될 텐데,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를 감당하기도 굉장히 바쁘다. 대표까지 하는 것은 다소 욕심일 수 있다"고 부연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비대위로 전환될 경우 그 성격에 대해 "6개월 후 '이준석 당대표 체제'로의 복귀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자 유출에 이준석 대표가 '양두구육'이라 응수하며 대통령과 당대표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대표가 돌아온들 무슨 유기적 결합을 통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겠느냐. 비대위를 구성한 뒤 (조기)전당대회를 언제 치를 것인가 하는 의견 수렴을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5선의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내홍에 대해 "무척 송구하다"며 "윤석열정부가 힘들게 정권교체를 한 만큼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충족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정 의원은 "이럴 때일 수록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입법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윤석열정부가 역동성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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