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음에도 외식 창업 열기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데다 배달 수수료·식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창업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다.
2일 통계청의 업종별 개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개업한 호프·통닭집의 수는 2237개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7.42% 감소한 수치다. 한식업종 역시 개업이 줄었다. 올 상반기 개업한 한식 음식점의 수는 1만1077개로 같은기간 16.55%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창업한 중식당 점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54% 감소한 1157개로 조사됐다. 고깃집(식육 숯불구이 업종) 개업 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6% 감소한 938곳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시기에 배달로 돌파구를 마련했던 커피숍도 타격을 받았다. 올 상반기 기준 커피숍 개업 수는 7883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해제된 올 2분기만 놓고 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2분기 개업한 분식집 점포수는 706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42%) 줄어든 수준이다.
2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외식 창업이 더 뒷걸음질 친데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에다가 배달 수수료, 식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창업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 산업 경기전망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85.56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100이하에 머물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근 3개월(현재)과 향후 3개월(미래)의 외식업계의 매출, 경기 체감 현황·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여파로 식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외식 산업 경기전망지수 보고서에 나타난 올해 2분기 식재료 원가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1.51포인트 오른 145.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2020년 4분기(114.50) 이후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식재료 원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식재료 원가 수준을 나타낸 지수로 100을 넘으면 원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외식업체가 많았으며 식재료 원가지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식업체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aT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올 2분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해제되면서 외식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당분간 그 여파가 외식 창업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창업 컨설턴트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 중심의 소자본 창업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배달 수요가 줄면서 홀 중심의 창업을 해야 하는데 인건비, 임대료 등으로 창업에 도전하기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배달 수수료, 인건비 등 부담에 이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불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외식 창업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