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대 성수기인 추석연휴에는 술 면세한도 2병 확대가 적용될 전망이다.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해외주류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 하반기 면세점 트렌드는 '위스키'가 될 전망이다. 고환율과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이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위스키'가 효자품목으로 떠오른데다 추석부터 술 면세한도가 2병으로 늘어나면서 주류 면세품 인기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달 발표한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와 별도면세범위 중 술에 대한 면세 확대를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 7월 여행자 휴대품에 적용되는 면세 기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높이기로하면서 별도로 적용됐던 술에 대한 면세한도를 확대했다. 기존 400달러 이하인 1리터 1병에서 1리터 2병까지 허용한 것이다. 술 면세한도가 2병으로 높아진 것은 1993년이후 약 30년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친 후 올 추석 이전에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있는 면세점 업계는 술 면세한도가 2병으로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역할을 독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위스키 등 면세점 술 인기가 높아진데다 하반기 여행 성수기인 올 추석연휴에 적용할 수 있어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술 한도를 높여주지는 않았지만 2병으로 늘어난게 의미가 크다"며 "여행자들이 주로 200달러 수준의 술을 많이 사고있어 늘 면세한도를 채우기 어려웠지만 이제 2병을 꽉 채워 400달러를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에서 여행객이 가장많이 구매하는 주류 중 위스키는 이미 인기를 끌고있다. 고환율 상황에도 수입주류는 주세와 교육세 등 세율이 특히 높아 면세점이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 발렌타인 30년산은 백화점에서 127만원, 주류전문점에서 95만원이지만 면세점에서는 36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70%나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셈이다. 조니워커 블루라벨 또한 백화점은 39만원인 반면 면세점은 15만원대로 떨어진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약 16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정도 늘어났다. 이는 면세점 매출로도 확인된다. 롯데면세점은 내국인 주류 매출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85%로, 위스키 매출 또한 지난 5~7월 전년보다 450% 뛰었다. 면세점업계는 주류 면세 확대에 따른 할인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도 지정면세점의 경우 내년에나 구매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외여행의 면세품에 대한 면세한도는 관세법 시행규칙으로 규정하고 있어 정부가 규칙을 개정하면 되지만 제주도 지정면세점은 세법 개정 사항으로 정기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4월1일 구매분부터 면세한도 확대가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