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 측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한 중재안이 오고갔냐는 질문에 "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게 다"라고 정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중재안을)협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사기 좋고 기본적으로 신뢰관계가 없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이준석이 협상한다'고 할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의 자진사퇴 중재안을 전달한 인물에 대해서는 "여러 주체가 있었다"면서 "제가 그래서 일부러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일부러 만나지 않고 있다"며 "만나면 그런 이상한 제안(자진사퇴)을 할 것 같아서 안 만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에게 전해라는 식으로 억지로 꽂아놓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제 주변에도 아무 것도 전달하지 말라고 그런다. 이상한 것 전달한 다음에 '이준석한테 이거 협상했다'는 식으로 할까봐(그렇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일부에게는 지령처럼 들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도 "사람들이 그걸 듣고 나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이준석) 때려도 되겠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해당 비하 발언이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갈등을 빚었을 때 이미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때도 있었을 것이고, 시점은 제가 일부러 특정하지 않았지만 꼭 두 번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두 번의 공개 갈등이 봉합된 이후 사석에서 만난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는 서로 예우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12일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둘러싼 진실공방에 대해서는 "대응을 너희(대통령실)한테 맞추겠다고 했는데 '저녁을 먹은 적 없다'고 했다가 다음날은 '만난 적 없다'고 했다"며 "결론은 이준석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한 작전으로 간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던 것들, 우연의 일치인가 생각했던 것들이 '체리 따봉'(문자 유출로 확인) 같은 것을 겪고 나니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 징계 배후에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의사가 담겨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섣불리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징계 개시절차가 사실 그게 한 번 개시 안 하기로 했던 건을 징계절차 다시 개시하기로 한 시점에 그때는 정무적인 판단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