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잡는 지중해식 식단, 유방암에 효과

비만 유전자 변이 기능 약화…유방암 발병·재발률↓

입력 : 2022-08-24 오전 6:00:00
국내 연구진이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면 비만 위험도를 낮춰 유방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아라 라이프센터 차움 교수. (사진=연세의료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위험도를 낮춰 유방암 발병률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은 이지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조아라 라이프센터 차움 교수 연구팀이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유전자 변이 기능을 약화해 유방암 발병률과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비만은 에스트로겐 등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활성화하는데, 비만을 야기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면 비만과 더불어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대표적인 비만 관련 유전자로 포만감에 관여하는 MC4R 유전자가 변이되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식욕 억제력이 줄며 과식하게 된다.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꾸는 FTO 유전자가 변이되면 체지방량이 과도하게 증가하게 된다.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과 해산물, 닭고기 등 저지방 육류를 곁들인 식사다.
 
연구팀은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1~3기 유방암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지중해식 식단을 실시한 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중해식 식단을 한 환자들은 MC4R 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비만 위험도가 낮아져 비만 정도를 수치화한 체질량지수(BMI)가 1.3, 체중이 3.1㎏ 감소했다. 단백질 섭취량은 평균 2.7%,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은 7.6% 증가했다. 일반 식단을 실시한 MC4R 변이 유전자 보유 환자에서는 체질량지수와 체중의 감소량이 현저히 적었다. 
 
지중해식 식단은 변이된 FTO 유전자의 기능도 억제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중해식 식단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체중이 2.9㎏, 체지방량이 1.3㎏ 감소하고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이 8.7% 증가했다. 일반 식단 실시 환자군에서는 체중과 체지방의 감소량이 각각 0.5㎏ 이하로 적었으며,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은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지원 교수는 "변이된 비만 유전자에 따라 발생률이 높아지는 비만은 유방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며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은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약화해 비만을 예방하며 유방암 환자의 회복을 돕고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신호에 실렸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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