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여당에 진짜 보수정권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소위 원로니 다선의원이니 하는 분들이 이준석 이야기 해서 일천한 인지도를 높여보려는 생각보다는 윤석열정부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따져보고 그걸 바로잡는게 답"이라고 또 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부에 제출한 상대방의 편지를 자기들이 공개하는 것 부터가 이례적인데 이걸 가지고 폭로니 수류탄의 핀이 뽑혔다느니 등등 하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한 것"이라며 "자기들이 공개해놓고 자기들이 평론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이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공개되자 당의 '자작극'을 의심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발하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담당 법원에 자필로 작성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열람용'까지 찍힌 거를 셀프 유출해 놓고는 셀프 격앙하는 걸 보니까 가처분 결과에 부담이 많이 가는가 보다"며 유출 당사자로 당내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셀프 유출 후에 셀프 격앙, 중간에는 셀프 쿨철"이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의 탄원서가 공개되자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탄원서에 실명이 거론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독재자가 된 것 같다"며 평소와 다르게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함께 탄원서에 거론된 김기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정말 위험하다"며 이 전 대표를 '수류탄'에 빗댔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는 사람들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유의 인식 때문에 어지간한 도덕성의 위기 없이 정권 말까지 가다가 '누가 연설문을 봐줬다'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며 "반대로 지금 정부는 연설문 정도는 다른 사람이 봐줬다고 해도 끄떡없다. 이미 우려스러운 인사와 수의계약, 수사 개입 정도는 일상적인 뉴스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면역이 생긴 건 아니다.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오기 직전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이 전 대표는 "역사는 반복된다. 유승민(전 대표를) 악마화해서 유승민 잡으러 다닌 정부가 유승민 때문에 무너졌나. 당이 혼연일체 되어서 유승민 잡으러 다니고 오니 자기 집이 무너진 케이스"라며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기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