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이제는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수치로 기업 가치가 좌우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와의 신뢰와 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SK의 ESG : 스토리를 넘어 실천으로’란 주제로 열린 ‘이천포럼 2022’ 마무리 세션에서 최태원 회장은 “단순히 영업이익만으로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과 SK 멤버사 사이의 기업 가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는지 여부가 가치를 결정한다”고 역설했다.
또 “기업을 믿고 지지하는 고객이나 이해관계자 네트워크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면 어떤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확장이 가능하다”며 “외부와 많은 관계를 맺는 기업이 더 많은 행복을 만들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천포럼의 마무리 세션 ‘회장과의 찐솔대화’는 준비된 원고를 발표하는 클로징 스피치 방식이 아닌 SK 임직원들이 ESG 실천 과정에서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한 최 회장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그룹의 ESG 성적을 매겨달라는 질의에 대해 최 회장은 “현 단계에서는 나름 목표한 대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까지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넷 제로(Net Zero)를 달성할 많은 기술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추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ESG 가운데 E(환경)는 사람과 지구의 관계, G(지배구조)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룬다면 S(사회)는 인권이나 꿈, 존중받을 권리와 같은 사람 그 자체”라며 “기업은 사람 그 자체를 존중하고, 사람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이 25일 ‘이천포럼 2022’ 마무리 세션에 참석, 임직원들과 ESG 경영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K)
최 회장은 “이천포럼은 그룹 중요 키워드인 ESG 경영이나 행복, '매니지먼트 2.0' 등 모든 방안을 솔직하게 논의·토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구성원의 솔직한 목소리가 10월 CEO세미나에 반영되면 결국 구성원이 각 멤버사의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 내 대표적 지식경영이자 소통 플랫폼인 ‘이천포럼’은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기업이 '서든 데스'하지 않으려면 기술혁신과 사회·경제적 요구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로 6회째인 포럼은 문호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대폭 개방해 SK 구성원 외에도 글로벌 석학, 각계 전문가, 협력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그랜드워커힐과 이천 SKMS연구소 등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앞서 개막 첫날인 지난 22일부터 ESG 실천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했다. 베스트바이 전 CEO인 위베르 졸리 하버드대 교수와 게오르그 켈 UNGC 초대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ESG 세부 실천 방법론에 대한 기조강연과 토론을 이어갔다.
이후 23일부터 이날까지 SK ESG 실천의 주체인 임직원들이 주로 참여하는 세션을 마련했다. 특히 △넷 제로 실천 치열함(23일) △대전환의 시대, 우리의 행복 경험 디자인(24일) △기업 가치 중심, 매니지먼트 인프라 변화 방안(25일) 등의 세션은 SK 임직원만 참여토록 해 임직원의 관점에서 ESG 실천 과정에서의 어려운 점이나 개선할 점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다.
SK(034730) 관계자는 “이천포럼은 SK그룹의 핵심 경영 화두에 대해 임직원이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면서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는 지식 경영을 위한 토론의 장”이라며 “이번에 논의된 다양한 실천 방안은 앞으로 각 경영에 반영해 각 멤버사별로 ESG 경영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