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혼다, 5.1조 들여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40GWh 합작사, 내년 착공…2025년 말 양산 계획

입력 : 2022-08-29 오후 5:04:4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5조원을 넘게 들여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혼다와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총 5조1000억원(44억달러)을 투자해 미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공장 부지는 검토 중이며, 오는 2023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및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Acura) 전기차 모델에도 공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혼다와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능력 현황.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한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사례이다. 양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 및 배터리의 적시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미국 내에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합작공장을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혼다는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며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위해 총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혼다가 여타 기업처럼 파나소닉 등과 같은 일본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는 게 아닌 한국 기업과 협력하기로 한 것을 두고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한 배경으로는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해외 공장 가동 운영 경험 등이 꼽힌다. 
 
아울러 업계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협업을 계기로 다양한 일본 기업과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혼다는 최근 소니와 전기차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년 전기차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품질, 기술력 등 고객가치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며 “고객 포트폴리오 및 북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미래 경쟁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또다른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63%에 달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2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북미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GM과 3개, 스텔란티스와 1개의 합작공장 건설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단독공장 증설을 진행 중에 있으며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건설도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 여기에 금번 혼다와의 합작공장까지 추가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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