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재명, 당대표 첫 난관은 '부인 김혜경'…조여오는 사법리스크

'김혜경 법인카드 의혹' 핵심 인물 배모씨 구속 '기로'
백현동 허위발언 혐의 검찰 송치…여러 사법리스크 산재

입력 : 2022-08-30 오후 4:07:20
이재명 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씨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취임 이틀 만에 위기에 직면했다. 77.77%라는 이례적인 득표율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친명(친이재명)계가 휩쓸며 3김 시대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부 등장을 알렸지만, 자신을 압박해오던 사법리스크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이자 김씨의 수행비서였던 배모씨(전 경기도청 5급 사무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30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영장실질심사는 1시간40분 만에 끝났다. 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김씨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배씨는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김씨에게 음식물을 배달하거나 김씨의 음식값 결제 등에 20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다. 이중에는 개인적 유용 혐의도 있다. 변호사 사무실을 시작으로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 근무하며 김씨를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배씨는 이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공익신고자 전 경기도청 직원 A씨에게 금액 결제와 김씨 사적 심부름 등 구체적 지시를 내린 인물이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 측은 시종일관 배씨가 스스로 한 일일뿐 김씨는 법인카드 결제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씨와 민주당 의원 부인 모임에 대해서도 "김씨 몫 2만6000원만 캠프에서 교부받은 정치자금카드로 수행책임자 B변호사가 지불했다"며 "김씨는 나머지 3인분 식사비(7만8000원)가 A씨에 의해 경기도청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씨 최측근인 배씨가 김씨 식사비를 제외한 이들의 계산을 A씨에게 지시하고, A씨 또한 B변호사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에서 이 후보 측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씨는 지난 23일 경찰 조사에서도 A씨의 법인카드 사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내달 9일 공소시효를 감안하면 경찰은 조만간 김씨에 대한 기소 의견을 검찰에 전달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검경의 압박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이른바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해 허위발언을 했다는 혐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맞섰고,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됐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대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송치 자체가 정치적인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준다"며 "정작 중요한 건 하나도 안 나오고, 어제 선거법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는 것 자체가 행간을 읽어봤을 때는 제대로 된 내용이 없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이 외에도 이 대표의 백현동 사건 배임·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선거사무소 사용, 장남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 수사도 있다. 검찰의 경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의 수임료를 쌍방울그룹이 대신 납부했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측은 사실로 입증된 의혹이 없다는 단 하나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이 대표는 "정말 비 오는 날 먼지가 날 말큼 십수 년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먼지만큼의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검경 수사가 '이재명 죽이기'의 정치공세라는 입장을 거듭 주장해왔다. 장경태 최고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사법 리스크라고 말하기 좀 어렵다. 이 대표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같은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 추진과 김건희 특검법 발의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맞불을 놨다. 장 최고위원은 "오히려 지금 집권여당이나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불기소 또는 무혐의 처분이 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며 압박에 나섰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 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이 계속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법에 따라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 개인 의혹 문제는 물론 정치권 전역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참 딜레마인 게 현재 민주당 입장에서 사법리스크를 이 대표 개인 문제로 치부해 버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문제의 어려움을 짚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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