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주호영, 비대위원장 거부…국민의힘 '갈수록 태산'

법원 인용될까 중진들도 손사래…새 비대위원장에 박주선 유력

입력 : 2022-09-06 오후 3:03:0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법원 판결로 비상대책위원장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출범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위원장 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새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주 의원이 고사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국민의힘은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여타 중진 의원들도 손을 내저으면서 호남 출신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변수는 법원의 판단 여부다. 
 
주호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직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곧 출범 예정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당에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는 취지"라며 "훨씬 더 좋은 분을 모시도록 당에 건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맡았던 비대위는 어제부로 모두 사퇴해서 해산된 상황"이라고 했다. 
 
새 비대위원장에는 주 의원의 재추대가 유력했다. 주 의원 또한 "그대로 다시 비대위를 맡아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새 인물을 물색하기에는 시간 등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과 함께 직무 정지로 제대로 비대위를 이끌지 못한 주 의원에게 명예회복의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팽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주 위원장은)원내대표도 했고 다양한 경험이 있다. 장관도 했고 5선이고 안정감 있게 당을 이끌었다"며 "정권교체 주역 중 한 분이기 때문에 당내 의원 쪽에서는 주 위원장이 적합하지 않겠냐는 것이 중론"이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주 의원이 위원장 직을 고사한 데에는 이준석 대표가 추가 가처분을 신청할 경우 또 다시 '인용' 가능성이 크다는 법조계 판단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제2의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이 임명되면 직무정지 가처분을 또 한 번 신청할 예정"이라고 이미 예고한 상태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준석 대표가 신청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 주 의원의 비대위원장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후 당헌 96조 개정을 통해 '비상상황'에 대한 구체적 규정으로 절차적 하자를 해결했다고 하나, 이 또한 엄연한 소급입법에 해당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직무 정지의 불명예를 연거푸 쓰게 된다. 
  
새 비대위원장직 고사까지 "오래 고민했다"는 주 의원 설명과 달리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처음 들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초선 의원은 "주 의원이 기자회견한다는 것을 오늘 처음 들었다"며 "아마 다수의 의원들이 그럴 것"이라고 얘기했다. 새 비대위원장으로 김태호·김학용·정우택·정진석 등 중진 의원들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3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맡을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제의가 와도 중진의원들이 하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사실 비대위원장 맡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후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식 행사 내용과 최종 확정된 외빈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이에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했다. 민주당 출신의 박 전 부의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려 선대위 동서화합미래위원장과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도 맡았다. 윤 대통령의 신뢰도 두터워 당정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있다. 당의 한 의원은 "(박 전 부의장은)대통령과 소통이 원활한데, 집권여당은 그런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DJ계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 계파갈등을 종식시키고 포용력 넓은 이미지로 가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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