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대구에 알리다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60대 남성이 42년 만에 무죄 선고받으며 형사보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지난 1일 계엄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모(69)씨에게 구금에 대한 보상 7511만2000원과 비용에 대한 보상 150만원을 지급하는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됐다고 6일 공시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생이던 김씨는 1980년 5월25일 대구·칠곡 일대에서 '광주 사태는 유언비어 때문이 아니라 과잉 진압의 결과' 등 내용이 적힌 유인물을 작성하고 배포해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두레서점 운영 주체인 두레양서조합이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두레 사건'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김씨를 비롯한 대학생들이 구금돼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같은 해 12월4일 계엄법 위반으로 기소돼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관할관에 의해 징역 10개월로 감형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씨는 40년 만인 2020년 7월,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5·18민주화운동특별법 등에 따른 재심 결정으로 올해 5월12일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령은 국가보안사령부 사령관 전두환 등이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폭력 등 불법 수단을 동원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발령된 것” 등의 이유를 밝혔다.
당시 사건에서 김씨 외 다른 피해자들도 대구지법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