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감사원의 감사가 2주 연장되자,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이 "명분없는 직권남용 감사가 명백하다"며 "신상털기식 불법감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은 사퇴요구를 명시적으로 하거나 증거가 없더라도 감사를 통한 압박이 사퇴로 이어졌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인정했다"며 "감사원은 법률에 의해 독립성과 임기가 보장된 권익위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에 대해 전방위적 사퇴압박 표적감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저와 부위원장들께서는 극도의 정신적 고통, 명예감 훼손, 직원 불이익 우려 등을 겪었고, 이정희 부위원장이 결국 사퇴했다"며 "대법원 환경부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유죄 판결과 판박이 사례가 권익위에서 재연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위원장은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권익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부패방지 총괄기관, 국가대표 옴부즈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 업무의 성격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기관"이라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신분과 임기가 법률로 보장돼 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애초 제보된 자신의 근태문제로 감사가 시작됐지만, 실제 감사에서 범위가 권익위 업무 전반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주간의 감사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들 및 비서실 직원들의 복무사항은 물론이고 집단민원 조정 사례. 이해충돌 방지규정 유권해석으로 확대됐다"며 "급기야 관련 법에 따라 특정감사 대상이 아닌 행정심판위원회 의결사항에 대해서까지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감사권을 과도하게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익위는 감사원의 불법적인 감사에도 최대한 협조해 끝냈지만, 전날 감사원에서는 권익위 주요 관련자가 연가와 병가로 감사를 지연시켰다며 오는 29일까지 2주간 감사를 연장한다고 했다"며 "5주간에 걸친 전방위적 감사 과정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위원장의 별다른 위법사유가 확인되지 않자, 직원에 대한 별건감사를 이유로 감사기간을 두 번째로 연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이정희 고충처리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부위원장의 임기는 내후년 1월이지만 감사원 감사가 자신에 대한 신상털기와 다름없었다고 말하며, 더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 "저 역시 정치권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의 표적감사로 겁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죽음과 같은 공포를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을 향해 "이제라도 권익위에 대한 불법 직권남용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며 "지금까지 감사원이 자행해온 불법감사에 대해 민사·형사·행정상의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감사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