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②)1400원 돌파 우려…"더 강력한 정부 개입 '절실'"

'킹 달러' 달러인덱스 20년 만에 110 돌파
주요국·펀더멘탈 대비로도 원화 절하폭 커
환율 10% 오르자 물가 0.4%포인트 올라
"더 강력한 개입으로 투기수요 잡아야"

입력 : 2022-09-13 오전 4:00:10
[뉴스토마토 용윤신·김현주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바라보면서 외환당국의 더욱 강력한 시장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 맡겨두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환율 상승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5~6%대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대한 기여도도 높아 빠른 환율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12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3인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외환당국이 더 강하게 시장개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지속되면서 '킹 달러'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 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 20년 만에 110선을 넘어섰다.
 
문제는 현재 한국의 통화 가치 절하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큰 편이라는 점이다. 지난 4일 블룸버그가 주요 통화 31개의 달러화 대비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12.75% 떨어지며 8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원화보다 절하율이 높은 국가는 △리라(터키) -26.87% △페소(아르헨티나) -26.17% △포린트(헝가리) -19.68% △엔(일본) -17.92% △크로나(스웨덴) -16.04% △파운드(영국) -14.95% △즈워티(폴란드) -14.94% 등 7개국이다. 위안화, 싱가포르달러, 대만달러 등 한국과 경제 펀더멘탈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낙폭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정부는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1380원선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요동치자 지난 7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원화의 약세 속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국이 문제 인식이 늦었냐 빨랐냐를 떠나서, 확실하게 문제 인식이 됐다는 이야기는 투기적 움직임에 경고하는 것"이라며 "1400원에 근접하면서 더 올라갈거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걸 차단해 줄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더 상승하면 물가 부담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만큼 빠른 안정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물가 전가율 추정치를 산출한 결과, 올 1∼6월 중 환율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올 1월 초 종가 기준 1191.8원에서 6월 말 1298.4원으로 약 10% 올랐다. 하반기에도 지속 상승하며 8일 종가(1380.8원) 기준 환율은 7월 초(1297.3원) 대비 10% 이상 오른 상황이다. 상반기보다도 환율이 빠르게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해법으로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이는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스와프가 됐다고 했을 때 국제시장에서 어떻게 볼지가 중요하다"며 "오히려 한국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투기수요를 잡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겠다는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채를 팔아도 외환 투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며 "달러 투기를 잡아내는 조치들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12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3인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외환당국이 더 강하게 시장개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진은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김현주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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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