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당 지도부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3선 중진 의원들과 만나 민생을 재차 강조했다. 식사 정치를 재개한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 전면에 나서기 보단 민생 행보를 보이면서 당내 통합도 도모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날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3선 중진 의원 약 20명과 오찬했다. 당 대표 취임 후 상견례를 겸해 현안 및 건의 사항 수렴 등 의원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모임이라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행사에는 민주당 김민기, 남인순, 도종환, 민홍철, 박광온, 박범계, 서영교, 유기홍, 윤관석, 윤후덕, 이개호, 이원욱, 인재근, 전혜숙, 한정애, 홍익표 의원 등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천준호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오찬은 이 대표가 발언하고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오찬 직후 취재진 질의엔 "여러 사람에게서 길에선 얘기하지 말란 명령을 받았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날 대화 주요 주제는 민생 현안과 대응 방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당원 교육' 등 당내 접촉면 확대 관련 주문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먼저 천 비서실장은 이 대표가 "여러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일 것이고 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을 텐데, 언제든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 주면 좋겠다. 잘 듣고 그에 맞춰 변화하도록 하겠다. 잘 귀담아 듣겠다"는 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오늘 논의가 가장 많이 됐던 것은 당원 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원 수가 많이 늘었고 새로 가입한 당원이 많은데 교육 활성화를 위해 중앙당 차원의 지원, 제도 마련이 필요하단 얘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도종환 의원에 대해 당원 교육 관련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의원도 적극적으로 발언했는데 "강령, 정당, 정치 기본 이해 부분부터 해서 당원 교육 양성이 되면 1년에 만명씩만 해도 10년이면 10만의 새 인재가 양성되는 것"이라는 등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천 비서실장은 또 "현장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며 "민생 현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현장에 직접 가고, 지역에서도 주민들과의 접촉을 적극 강화하고 목소리를 많이 들어 당이 좀 더 가깝게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단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특히 당원 교육과 민생 현장 활동 강화 필요성에 대해선 참석자 다수의 공감이 있었단 설명이다. 이외 당 대표와 의원 간 소통을 평가하고 유사한 자리를 자주 마련하잔 취지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 수사 등 사법 현안 대응 관련 내용이 직접 화두로 거론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천 비서실장은 "민주주의와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야당답게 적극 대응해야 한다란 얘긴 했는데, 구체적 현안 얘긴 하시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외 박범계 의원은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고 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당이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제언이 있었다고 천 비서실장은 밝혔다.
이번 오찬은 이 대표의 민생 강조, 당내 통합 행보 일환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 대표는 사법 상황 관련 전면에 나서기 보단 민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중진 의원 만남 외 초·재선 의원 대상 행사도 협의 중이다. 관련 행사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중으로 성사 소지가 크다고 한다. 지역별 회동 등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민주당은 당원과 대민 접촉면을 넓히면서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는 모습을 다수 계기에 연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비판 당위성을 강화하고 차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이 매주 전국 각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이런 기조 일환으로 평가된다. 오는 16일 전북 전주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됐으며, 이 대표는 이날 전북도청 야외공연장 타운홀 미팅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편 이 대표 현장 행보 속에서도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당은 윤석열 정부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지난 14일엔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을 꾸리는 등 고강도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