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속 노동조합이 22일 회사 창사 15년 만에 첫 결의행동을 감행했습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의 박재성 지부장은 "노조 설립 후 3년 동안 (사측이) 진실된 신뢰를 보였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앞에서 연 투쟁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동안 노사는 각각 임금 인상률 14.3%와 6.2% 등 각자의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대립해왔습니다. 결국 노조는 파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번 결의대회도 계획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결의대회는 직원들이 집단행동과 파업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장이 됐습니다.
노조의 요구사항에는 지난해 직원 인사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자 처벌 계획 수립도 들어있습니다.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집단행동 이유를 인사 정보 유출 등 회사가 신뢰를 저버린 모습과 결부시켰습니다.
박재성 지부장은 "우리 중에서 여기까지 오고 싶어서 온 분들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아니오"라고 답하자, 박 지부장은 "그 누구도 이 자리를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인사 문건 유출 이후 회사가 보여준 행태는 숨기기 급급하고, 사과하지 않으며 지금까지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신뢰는) 1년, 2년, 3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쌓았어야 하는 결과물이다"라며 "그 신뢰가 없어서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습니다.
무대에 선 이충만 조합원은 "인사 문건이 유출되자 사측이 보여준 모습은 소위 일류 기업의 대처가 아니었다"라며 "노사 문화를 파국으로 몰고 간 책임이 있는 회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 없이 (사내) 게시판에 고객사와의 신뢰를 들먹이며 우리에게 또다시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내부 직원과의 믿음조차 저버린 조직이 어떻게 외부의 신용을 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노조는 회사가 인사 문건 유출 등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창사 이래 첫 파업 예정 시기는 오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입니다.
파업 참가 인원을 가늠할 수 있는 이날 주최측 추산 인원은 2000~2500명입니다. 노조원 약 3800명 중 과반이 집단행동에 참가한 겁니다. 이들이 전체 직원 중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수입니다. 전체 직원 약 5500명 중 계약직이나 혹은 사측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원 등을 제외하면 4900~5000명가량입니다.
사측은 파업을 하루라도 하면 손실이 최소 6400억원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인천지법은 가처분 여부 판단을 오는 24일까지 할 예정입니다.
박 지부장은 대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업에 대한 주주들의 걱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순간의 고통이겠지만 이걸 겪고 나면 더 점프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