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책임론 방어에 손실 줄이기 '진땀'

"강력 방재대책으로 더 큰 피해 막아" 홍보
태풍 대비 부실 논란에 '냉천 구조' 계속 언급
산업부 장관 "다른 의도 없어" 문책 의혹 일축
제품 생산 차질 줄여도 매출 2조원 감소

입력 : 2022-09-19 오후 4:39:2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포스코가 연일 태풍 피해 예방을 강조하며 책임론 방어를 이어가고 있다.
 
침수 예방 조치가 충분했는지 따지겠다는 정부 방침에 공장 옆 냉천 범람을 지목했지만, 여당도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생산 차질 규모 감소와 연내 공장 정상화 방침을 세웠지만 실제 피해 복구 시점은 안개 속이다.
 
포스코는 태풍 난마돌 북상에 대비해 냉천 제방 유실부위 보강과 수전변전소 침수 예방조치, 공장 내 침수 우려 개소 방수벽 설치 등 사전 조치를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17일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침수 피해를 크게 입은 포항제철소 압연지역(후판공장) 지하설비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전날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복구 작업에 나선 모습을 공개한 뒤 "통상적인 태풍 대비책과는 다른 훨씬 더 강력한 방재대책을 수립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각종 수해 대비 조치와 전공정 가동 중단 조치를 한 덕분에 화재와 폭발을 예방할 수 있었지만, 냉천 범람에 따른 침수 피해까지 막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다.
 
포스코가 이처럼 피해 예방 조치를 연일 강조하는 이유는 정부발 포스코 책임론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태풍 예고에도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따지겠다고 했다. 이에 포스코는 15일부터 포항시 냉천 공원화 사업으로 강폭이 좁아졌다며 사진·지도 자료를 내고 항변해왔다.
 
정치권도 포항 제철소 침수 문제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 위원회에서 산업부의 기업 기강 잡기와 경영진 문책 의혹을 제기했다. 산업부가 냉천의 병목현상보다 기업의 침수 대비에 더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포스코 내부에서 200억~300억원을 들여 재해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맞섰다. 이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조사 결과에 따른 경영진 책임론이 나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른 의도는 없다"며 "냉천의 구조도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전에 태풍에 대해 이미 예고가 많이 됐다"며 "기업도 사전 준비할 시간이 주어져 더 강하게 준비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또 "거버넌스에는 관심이 없다"고 경영진 흔들기 논란을 일축했다.
 
실적 하락도 예견돼 있다. 포스코 지주사 POSCO홀딩스(005490)는 3분기 영업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애프앤가이드 3분기 컨센서스는 1조57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37% 하락한 수준이다.
 
포스코 자체 추산 매출액 감소 규모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의 2.7% 수준인 2조400억원이다. 170만톤 생산 차질 규모를 97만톤 수준으로 줄인다는 전제로 매긴 값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최대 생산과 재고품 판매에 나선다.
 
포스코는 필요시 인도네시아와 인도, 중국과 태국 등 해외 생산법인의 후판, 열연, 냉연, 도금, 스테인리스 국내 공급도 검토한다.
 
포스코가 포항 제철소 연내 복구 계획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열연공장의 가장 큰 피해는 변압기가 타 버린 것"이라며 "일본에서 다시 수입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비슷한 것이 광양에 있기 때문에 하나를 떼어와 여기(포항)에 붙여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두고봐야 한다"며 "모터들이 물에 젖었기 때문에 물에 씻고 말리고 점검하는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 혹시 완전히 망가진 것은 없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달 말 1냉연과 2전기강판, 10월 1열연과 2·3후판, 11월 1·4선재와 2냉연, 12월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과 2열연 공장 재가동이 목표다.
 
포스코 관계자는 "서울에서 거의 매일 배차해 버스 타고 (포항에) 내려가고 있다"며 "고객사를 관리해야 하는 직원은 후판 등 출하하는 쪽을 관리하며 비상관리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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