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이 '운명의 수요일'을 맞는다. 오는 28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정지 여부를 다툴 법원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됐다. 이날 이준석 대표의 '개고기·신군부' 등 발언과 관련해 추가징계 여부 및 수위가 결정될 수 있다. 이미 당내에서는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 처벌을 관측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이 역시 가처분신청 등 법적 투쟁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8일 예정에 없던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당원, 당소속 의원, 당 기구에 대해 객관적 기준 없이 모욕적, 비난적 표현 사용 및 법위반 등으로 당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유해한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미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조치가 내려진 상황. 국민의힘 당규 윤리위원회 규정 제 21조 6항에 따르면 징계 후 추가징계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전 징계보다 중한 징계를 내리도록 했다. 이에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는 최고 수위의 탈당권유 또는 제명이 유력하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제명될 경우 앞서 제기한 가처분 및 본안소송 모두 적격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제명으로 당원 신분을 잃게 될 경우 국민의힘은 법정에서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이 대표도 일찌감치 각하 전술에 따른 제명 시나리오가 가동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당이)내용을 다투기 보다 '각하' 전술을 쓰는 것 같다"며 "어떻게든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를 가동할 것 같다. 소를 제기할 당사자가 못 된다 이렇게 주장하다든지, 지금 와서 다른 논리로 하기는 어려우니까 그걸 들고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제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처분 등 법적 대응 방침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를 구하는 추가 가처분(6차)을 신청하는 대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19일 윤리위원회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자 부위원장,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이 지난 8월 '사전 판결'을 시사하는 듯한 문자 메시지를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이 대표에게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정 위원장은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이에 유 의원은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유 의원은 문자 유출 약 5시간 만에 윤리위원 직에서 사퇴했다. 

 

28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지난 14일 심리한 3차 가처분(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에 이어 4차(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5차(비대위원 6인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일괄 심리한다. 정진석 비대위의 효력정지 여부에 앞서 제기된 3차 가처분이 인용돼 당헌 개정이 무효화될 경우 당헌 개정에 기반해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도 사실상 좌초 수순을 밟게 된다. 

국민의힘은 앞서 판결 부담에 담당 재판부를 바꿔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사실상 거부당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가 아닌 사람들이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할 때는 으레 '지연전술'이라고 받아들이겠다"며 "이준석 잡기 할 시간에 물가와 환율을 잡았으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후 말을 아끼다가 26일 오후에야 "나라 걱정하는 그대, 진짜 걱정되시다면 당원 가입이 정답"이라며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을 추천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