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본○○' 시리즈를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정책'으로 규정해 비판했다. 이어 '기본소득'이 명시된 국민의힘 정강·정책 폐기를 주장, "당장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기본소득 대신 어려운 분들을 더 많이 도와드리는 공정소득(negative income tax)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유 전 의원은 "나는 그동안 이 대표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앞장서서 비판해왔다"며 "소득과 재산이 천차만별인 전 국민에게 똑같은 금액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기본소득, 기본사회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한 비판"이라며 "이 대표의 기본소득 등 기본OO 시리즈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나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전날 열린 대구 경북대 특별 강연에서도 "이 대표의 '모두에게 똑같이 주고 불필요한 몫은 회수하면 된다'는 주장은 궤변"이라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펼친 재난기본소득·청년배당·농촌기본소득 제도를 예시해 "'불필요한 몫을 회수'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당이 기본소득을 비판하려면 한가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우리 당 정강정책의 1번에 있는 기본소득을 폐기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이 말한 국민의힘 정강·정책은 2020년 9월 김종인 비상대책위 시절 만들어진 것이다. 1조1항에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 뒷받침…'이라고 돼 있다.
그는 "이 정강·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본소득을 비판하려고 하니 우리 당 스스로 앞뒤가 안 맞고 스텝이 꼬이는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논리의 모순을 안고 있으면서 어떻게 비판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려고 전국위를 소집해서 하루아침에 당헌·당규는 뚝딱 고치면서, 우리 스스로 정책과 논리를 분명히 해서 이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 사기, 악성 포퓰리즘을 제대로 공격하려는 노력은 왜 안 하나"라고 꼬집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