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로봇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들이 로봇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로보틱스 기술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정의선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지난 2020년 12월 세계적인 로봇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고 지난해 6월 1조원을 들여 M&A를 완료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로봇 스팟,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테슬라도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열린 'AI 데이'에서 인간형 로봇 '테슬라봇'을 공개했다.
테슬라봇은 키 172cm, 무게 57kg의 인간형 로봇으로 8km/h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총 20kg의 짐을 옮길 수 있다. 머리에는 총 8개 카메라를 포함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흉통에는 FSD 컴퓨터가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로봇사업 도전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혼다는 2000년 2족 보행로봇 '아시모'를 내놨다. 2019년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에서 AI기술로 최적 경로를 찾아 움직이는 '패스봇'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2017년 원격 조작 휴머노이드 로봇 'T-HR3'에 이어 2019년 도쿄모터쇼에서 로봇 '마이크로 팔레트'를 내놓았다. GM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로봇 우주비행사 '로보노트2'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최근 카메라와 라이다(레이저 영상센서)로 환경을 식별하고 운행경로를 탐색하는 로봇 말 '샤오바이룽'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 달러(약 14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5년 이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로봇 특허도 2020년 기준 400만건으로 10년 전 12만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센서나 레이더 등의 기술력이 로봇과 뗄 수 없는 관계가돼 가고 있다"며 "로봇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