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고발하면서도 대통령 승인, 전직 대통령은?"

"윤 대통령, 주적 만들어 집토끼 뭉치게 하는 작전" 의심

입력 : 2022-10-03 오후 3:04:15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6월 6일 퇴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 언론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의 비대위의 총사퇴와 관련된 역할론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서면조사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을 윤석열 대통령이 승인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충성경쟁을 한 것인지 단독판단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3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문 전 대통령의 서면조사를 위해 감사원에서 대통령께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는지 민주당에서 추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독립적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를 깨고 충성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박 전 원장은 진행자가 ‘윤 대통령의 지시 없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나’라고 묻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의 전임 국정원장들의 고발 배후에 윤 대통령 승인이 있었다는 사례를 언급했다. 앞서 김규현 국정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북한 어민 북송 사건 등과 관련해 박지원, 서훈 두 전직 원장을 고발했는데, 이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이에 비춰 “국정원장 고발하면서도 대통령에게 보고해서 승인받았다고 하는데 전직 대통령은 어떻게 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검찰에서 지금 조사 중인데 이러한 것을 또 감사원이 먼저 튀어나와서 하는 것은 충성 경쟁인지, 안 그러면 검찰에서 특별한 것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니까 감사원과 공조해서 한 번 쳐보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때는 주적을 딱 만들어서 거기를 공격함으로써 집토끼를 뭉치게 하는 작전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해외순방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MBC를 고발하는 등 문 전 대통령까지 전선을 구체화해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전 원장은 “주적을 MBC, 문 전 대통령으로 해서 공격을 하면 결과적으로 집토끼, 태극기부대는 뭉치게 된다”며 “그래서 20%대에 갇혀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를 30% 중반까지는 올릴 수 있지 않느냐는 이런 전략이 있지 않나”라고 의심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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