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8월2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통보하고 질문지까지 보내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정부 하에서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일 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문 전 대통령 측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서면 조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질문지까지 보내겠다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보내온 메일을 반송 처리했다. 서면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과 국방부 등에서 업무처리가 적법·적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겠다며 지난 6월17일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7월19일부터 8월23일까지 실질 감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에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통보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단히 무례한 지시고, 정치 보복 그 이상, 이하도 아니지 않느냐"며 "감사원을 권력의 하수인을 내세워 이렇게 하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윤 의원을 비롯해 당내 의원들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