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국정감사 정회…박진 퇴장 여부 놓고 여야 충돌

의사진행 발언부터 날선 공방…30여분만에 정회

입력 : 2022-10-04 오후 12:14:31
박진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퇴장 여부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정감사는 외통위 여야 간사 간 박 장관의 퇴장 여부 논의를 위해 정회됐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에서 열린 외통위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따라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의 의사를 받아들여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거부했다"며 "정략적 공세로 치부하고 있지만 국민적 동의가 높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 박진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경협 의원은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무시하는 것은 해외 순방 과정에서 나타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국회를 능멸하고 국회를 모욕했던 그 발언의 연장"이라며 "국회에서 가결한 것을 깡끄리 무시하고 그대로 앉아서 국감을 받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박정 의원도 "2003년 박진 장관이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한나라당이 행자부 장관이었던 현 김두관 의원의 해임건의안을 단독 가결처리하실 때 하신 논평을 말씀드리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마땅하다'"라며 그대로 인용한 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민주당 단독 처리임을 강조해 반발하는 국민의힘 주장을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외교참사'라 주장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정치 공세임을 강조, '막말 논란'에 해외순방 성과는 묻혔다고 맞받았다. 이어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며 박 장관을 엄호했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해외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며 "영국 조문에 대해서, 영국 당국이 감사하다고 충분히 국민들에게 위로가 됐다고 한다. 미국 측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세 차례나 만나서 IRA 등 한미 간의 현안문제를 다루었고, 일본 정상과의 만남에서도 30분 간 양국의 현안문제를 충분히 다루었다"며 민주당의 '빈손외교'란 지적에 반박했다. 이어 "우리 외교수장이 이 자리에서 우리 외교 정책과 외교 순방에 대한 내용들을 소상히 국민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을 건의할 수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고 대통령은 이미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며 "여야가 이미 합의한 계획을 뒤집고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맞게 행동해야 할 국회와 의원들의 행동이 아니다"고 규정했다. 또 "만약 야당 의원들의 주장대로 외교참사 이런 것이 있었다면 국정감사장에서 국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장관의 답변을 들으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은 "(박 장관이)불법·탈법을 저지른 적이 없고, 정당한 국회법에 따라서 출석해 있는 장관을 퇴장하라고 명령할 권한이 (민주당에게는)없다"며 "국회의원 개개인은 장관을 맞이해서 국정감사를 하는 헌법기관이다. 나는 외교부장관에게 질문을 해야 되겠다. 다수 의석을 점령했다고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정치공세지, 국감에 임하는 자세냐"고 따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한일정상회담을 굴욕으로 규정, "우리 대통령이 외교무대에 나가서 그렇게 대접도 못 받고 엉뚱한 일을 하고 온 상황에 위원장·여당에서 야당에서 문제 제기하기 전에 외교라인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직격했다. 이에 정 의원은 "함께 한일의원연맹을 이끌어 가고 계시는데 윤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을 굴욕적이라고 표현을 하셨다. 저와 엊그저께 같이 일본을 갔다오셨는데 그렇게 느끼셨냐"고 맞받자 이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장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첫 질의 이전인 의사진행발언 과정부터 박 장관 출석과 관련해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국정감사가 진행될 수 없다고 판단, 윤재옥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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